본문 바로가기
2008.10.04 07:52

삼가

조회 수 5308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삼가

언어예절

아무리 ‘말부자’라도 들추어 부려쓰지 않으면 그 말이 앙상해지고 재미가 적어진다.

조심스러움, 바라고 비는 뜻, 당연하고 마땅함, 될 수 있으면, 그러하긴 해도 … 같은 뜻을 담고자 할 때 앞머리에 두는 말로 삼가·부디·마땅히·모쪼록·비록 …들이 있다. 이 밖에도 모름지기·무릇·애오라지·오직·더욱이·아무쪼록·하물며·제발·여하튼 …처럼 숱하다.

이들은 말마디나 문장 앞에 두어 뒷말의 벼리를 잡아주고, 앞말이나 상대가 한 말을 받아 물꼬를 돌리는 구실을 한다. 말 중간에서 숨을 고르고 말맛을 감칠나게 하는 구실도 한다. 요즘 들어 이런 재미를 느끼게 하는 말 쓰임이 드물어졌다.

대신, 그러나·그런데·그렇지만·하지만 …들이 든 글은 넘쳐난다. 꼬집자면, 숨길이 조급하고 글투가 메말라 어느 글이나 판박이처럼 보인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대저·도시·도통·설사·응당·필시·황차·설령 …처럼 낡은 투를 쓰자는 말은 아니다. 대화나 글 쓰는 환경이 넉넉해진 데 견줘 배려·격식·여유가 거추장스러워진 까닭일까?

“삼가 가르치시는 대로 하려니와 ~/ 삼가 큰뜻을 이루길 바라나이다/ 부디 몸조심하여라/ 부디 국민을 섬기겠다는 초심을 잊지 말고 ~/ 애오라지 피란 매양 물보다 진한 것이 아니어니/ 무릇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대통령을 꿈꾸기 마련이다/ 모쪼록 입법기관인 국회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판결이 나와야 할 것이다/ 모름지기 지도자는 진퇴가 분명해야 한다 …”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61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128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6157
2952 딴전보다, -피우다, -부리다 바람의종 2008.01.03 8809
2951 딴죽걸다 바람의종 2008.01.03 9351
2950 복잡다난·미묘 바람의종 2008.01.03 11145
2949 움과 싹 바람의종 2008.01.03 8635
2948 벌레 바람의종 2008.01.03 7504
2947 떡해먹을 집안이다 바람의종 2008.01.04 8284
2946 떼어논 당상 바람의종 2008.01.04 10468
2945 경제 새말 바람의종 2008.01.04 7491
2944 자음의 짜임새 바람의종 2008.01.04 7101
2943 뚱딴지같다 바람의종 2008.01.05 6837
2942 마가 끼다 바람의종 2008.01.05 16670
2941 제맛 바람의종 2008.01.05 7866
2940 할말과 못할말 바람의종 2008.01.05 7610
2939 호박고지 바람의종 2008.01.05 9294
2938 막간을 이용하다 바람의종 2008.01.06 9230
2937 말짱 도루묵이다 바람의종 2008.01.06 11853
2936 모음의 짜임새 바람의종 2008.01.06 5859
2935 노무족 바람의종 2008.01.06 6373
2934 ‘막하다’ 바람의종 2008.01.06 8276
2933 맞장구 치다 바람의종 2008.01.07 11994
2932 먹통 같다 바람의종 2008.01.07 9721
2931 참말과 거짓말 바람의종 2008.01.07 889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