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9.25 01:18

핀과 핀트

조회 수 8796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핀과 핀트

외래어

디지털 카메라가 세상을 뒤덮고 있다. 앙증맞은 ‘똑딱이’(디지털 자동 카메라)로부터 거무튀튀하고 묵직하게 생긴 전문가형의 ‘디에쎄랄’(DSLR, 렌즈 교환식 “)이 들과 산·거리를 누빈다. 필름 카메라 쪽의 현상·인화가 불필요해 간편하기도 하거니와 비용도 저렴해진 덕분이라는 의견도 있고, 사람들의 자기표현 욕구가 강해져 그렇다는 진단도 있다. 어쨌건 현대인은 자기 감성에 따라 온갖 사물에 카메라를 들이대며 구도를 잡고 ‘핀’을 맞춘다. 찍고 나면 바로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고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찍는다.

그런데 ‘핀’이라는 말은 어디서 왔을까? 다른 말로 ‘핀트’다. 얼핏 ‘핀트’가 영어 단어처럼 느껴지는데, 이 말의 철자를 꿰맞추며 영어 사전을 뒤져봐도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국어사전에는 있으며, 네덜란드어 ‘브란트퓐트’(brandpunt)에서 만들어진 일본어 ‘핀토’(ピント)에서 왔다고 돼 있다. ‘브란트’는 ‘타다’, ‘퓐트’는 ‘점’이라는 말이므로 ‘초점’이 된다. 이것이 외국어를 잘라내는 일본인 습관대로 ‘핀토’로 바뀌고(디파트먼트→데파토), ‘사이트’를 ‘사이토’, ‘다이아몬드’를 ‘다이아몬도’ 등으로 받아들이는 일본어의 차용 방식에 비춰 우리가 이것을 ‘핀트’로 수입한 것으로 보인다.

‘핀트’는 다시 ‘핀’으로 줄었는데, 이것이 ‘세트’를 ‘셋’, ‘커트’를 ‘컷’으로 줄이는 것과 관련이 있지 않나 싶지만 확실치 않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182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822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3418
1672 쉼표 하나 바람의종 2010.07.12 8746
1671 파이팅 바람의종 2009.06.01 8751
1670 믜운이 바람의종 2009.02.07 8753
1669 방금 바람의종 2011.10.27 8755
1668 '꾀임'에 당하다 바람의종 2011.11.28 8756
1667 서나서나 허소! file 바람의종 2009.12.14 8757
1666 어미 ‘ㄹ게’ 바람의종 2010.05.06 8765
1665 손 없는 날 바람의종 2008.01.17 8768
1664 말 비틀기(2) 바람의종 2010.01.20 8769
1663 저린다 바람의종 2010.10.30 8769
1662 안갚음 風磬 2007.01.19 8773
1661 옥쌀·강낭쌀 바람의종 2008.06.18 8778
1660 한테·더러 바람의종 2009.05.02 8781
1659 팔자 바람의종 2007.09.08 8781
1658 부릅뜨다 file 바람의종 2010.01.11 8784
1657 파국 바람의종 2007.09.01 8784
1656 릉, 능 바람의종 2008.10.25 8785
1655 ‘말밭’을 가꾸자 바람의종 2011.11.11 8789
1654 보유고, 판매고, 수출고 바람의종 2010.10.14 8790
1653 겨울올림픽 바람의종 2011.11.15 8793
1652 딴전보다, -피우다, -부리다 바람의종 2008.01.03 8795
» 핀과 핀트 바람의종 2008.09.25 879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