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9.25 01:18

핀과 핀트

조회 수 8765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핀과 핀트

외래어

디지털 카메라가 세상을 뒤덮고 있다. 앙증맞은 ‘똑딱이’(디지털 자동 카메라)로부터 거무튀튀하고 묵직하게 생긴 전문가형의 ‘디에쎄랄’(DSLR, 렌즈 교환식 “)이 들과 산·거리를 누빈다. 필름 카메라 쪽의 현상·인화가 불필요해 간편하기도 하거니와 비용도 저렴해진 덕분이라는 의견도 있고, 사람들의 자기표현 욕구가 강해져 그렇다는 진단도 있다. 어쨌건 현대인은 자기 감성에 따라 온갖 사물에 카메라를 들이대며 구도를 잡고 ‘핀’을 맞춘다. 찍고 나면 바로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고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찍는다.

그런데 ‘핀’이라는 말은 어디서 왔을까? 다른 말로 ‘핀트’다. 얼핏 ‘핀트’가 영어 단어처럼 느껴지는데, 이 말의 철자를 꿰맞추며 영어 사전을 뒤져봐도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국어사전에는 있으며, 네덜란드어 ‘브란트퓐트’(brandpunt)에서 만들어진 일본어 ‘핀토’(ピント)에서 왔다고 돼 있다. ‘브란트’는 ‘타다’, ‘퓐트’는 ‘점’이라는 말이므로 ‘초점’이 된다. 이것이 외국어를 잘라내는 일본인 습관대로 ‘핀토’로 바뀌고(디파트먼트→데파토), ‘사이트’를 ‘사이토’, ‘다이아몬드’를 ‘다이아몬도’ 등으로 받아들이는 일본어의 차용 방식에 비춰 우리가 이것을 ‘핀트’로 수입한 것으로 보인다.

‘핀트’는 다시 ‘핀’으로 줄었는데, 이것이 ‘세트’를 ‘셋’, ‘커트’를 ‘컷’으로 줄이는 것과 관련이 있지 않나 싶지만 확실치 않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01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452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9422
2970 조리다, 졸이다 바람의종 2012.11.06 15207
2969 콩깍지가 쓰였다 / 씌였다 바람의종 2012.11.06 40305
2968 건더기, 건데기 바람의종 2012.11.05 11444
2967 龜의 독음 바람의종 2012.11.05 8525
2966 씁쓰레하다, 씁쓸해하다 바람의종 2012.11.02 8774
2965 결단과 결딴 바람의종 2012.11.01 9077
2964 하릴없이, 할 일 없이 바람의종 2012.10.30 13151
2963 뭘로 / 뭐로 바람의종 2012.10.17 12639
2962 그분이요? / 그분이오? 바람의종 2012.10.17 9033
2961 사이시옷 바람의종 2012.10.15 10469
2960 응큼하다 바람의종 2012.10.09 13291
2959 진면목 바람의종 2012.10.09 10252
2958 이었다, 이였다 바람의종 2012.10.08 29899
2957 전년도, 회계연도 바람의종 2012.10.08 12312
2956 마다 않고, 아랑곳 않고 바람의종 2012.10.05 16807
2955 까탈스럽다 바람의종 2012.10.04 8713
2954 팔염치, 파렴치 / 몰염치, 염치, 렴치 바람의종 2012.10.02 15781
2953 ~도 불구하고 바람의종 2012.10.02 11343
2952 고육지책, 궁여지책 바람의종 2012.09.28 11603
2951 눈발, 빗발, 화장발 바람의종 2012.09.27 8870
2950 쪼달리다, 쪼들리다 / 바둥바둥, 바동바동 바람의종 2012.09.27 13726
2949 일찌기, 일찍이 / 더우기, 더욱이 바람의종 2012.09.26 3117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