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9.04 02:26

거북

조회 수 6652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거북

짐승이름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놔라. 만일 내놓지 않으면 불에 구워 먹으리라.” 가야노래 ‘구지가’다. 노래에서 거북은 김수로의 탄생과 관련된 영적 존재다. 그 지명을 구지봉이라 함도 관련이 깊다. 주몽의 고구려 건국 과정이나 바리공주 이야기에서도 거북이 등장한다. 갑골점이라 하여 거북뼈로 점을 친다. 갑(甲)은 거북을 뜻하는 글자다. 토템 신앙 중개자로서 거북을 신성시한 것이다. 이규보의 청강사자현부전(淸江使者玄夫傳)이나 별주부전의 거북은 모두 그 영험을 의인화해 드러내는 얘기다.

옛말로 거북은 ‘거붑’이었다. 끝 음절 ‘붑’에서 같은 비읍 소리 충돌 현상으로 거붑이 거북으로 바뀐 것이다. 한자말 귀복(龜卜)에서 거복-거북이 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거북 토템은 한자가 들어오기 이전에 있었다. 양산 지방의 모심기 민요 가운데 왕거미 노래에서 거미가 거북이었음을 떠올릴 수 있다. 우리말 거미(거무)-검에서 그 원형을 찾음이 더 온당하다. 여기 검(감)은 임금으로 이어지고, 일본으로 건너가 가미(神)가 되고 거북을 가메(game)라 함을 보면, 한자 기원이란 설득력이 떨어진다. 최남선의 <신자전>에서 ‘검’을 신으로 풀이하고 있음 또한 한 방증이다. 동아리하자면, 거미(거무)의 검에 -음이 붙어 거뭄-거붑-거북이 된 것이다. <본초강목>에서는 거북의 수컷을 뱀으로 상정한다.

거북은 때로 남근 혹은 태양 숭배를 드러내기도 하는 상징성이 많은 짐승이다.

정호완/대구대 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07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457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9486
2970 조리다, 졸이다 바람의종 2012.11.06 15207
2969 콩깍지가 쓰였다 / 씌였다 바람의종 2012.11.06 40305
2968 건더기, 건데기 바람의종 2012.11.05 11444
2967 龜의 독음 바람의종 2012.11.05 8530
2966 씁쓰레하다, 씁쓸해하다 바람의종 2012.11.02 8774
2965 결단과 결딴 바람의종 2012.11.01 9077
2964 하릴없이, 할 일 없이 바람의종 2012.10.30 13157
2963 뭘로 / 뭐로 바람의종 2012.10.17 12639
2962 그분이요? / 그분이오? 바람의종 2012.10.17 9033
2961 사이시옷 바람의종 2012.10.15 10472
2960 응큼하다 바람의종 2012.10.09 13291
2959 진면목 바람의종 2012.10.09 10252
2958 이었다, 이였다 바람의종 2012.10.08 29904
2957 전년도, 회계연도 바람의종 2012.10.08 12312
2956 마다 않고, 아랑곳 않고 바람의종 2012.10.05 16807
2955 까탈스럽다 바람의종 2012.10.04 8713
2954 팔염치, 파렴치 / 몰염치, 염치, 렴치 바람의종 2012.10.02 15781
2953 ~도 불구하고 바람의종 2012.10.02 11343
2952 고육지책, 궁여지책 바람의종 2012.09.28 11603
2951 눈발, 빗발, 화장발 바람의종 2012.09.27 8870
2950 쪼달리다, 쪼들리다 / 바둥바둥, 바동바동 바람의종 2012.09.27 13726
2949 일찌기, 일찍이 / 더우기, 더욱이 바람의종 2012.09.26 3117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