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7.29 16:33

참 이뿌죠잉!

조회 수 6214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참 이뿌죠잉!

고장말탐험

‘-잉’은 주로 전라도 사람들이 말 끝에 붙여 쓰는 말로,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경상도 쪽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이’가 쓰이지만, ‘잉’과는 그 쓰임이나 분포에서 차이가 있다. ‘-잉’은 받침 ‘ㅇ’이 탈락하면서 ‘이’가 콧소리로 실현되기도 한다. “가지 말어라이~.” 최명희 <혼불>이나, 채만식 <탁류>에서도 ‘잉’이 흔하다. “밀지 말어. 자빠지겄네잉.” “문 열어요, 잉? 나두 들어가게 ….”

“끼니 거르지 말고 꼭 챙겨 먹어라잉.” ‘차 조심허고잉.’ 여기서 ‘잉’에는 타관 땅 자녀를 걱정하는 어미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친구 사이 혹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위협적인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도 한다. “시기는(시키는) 대로 히라(해라)잉.” “딴소리허믄 재미없을 줄 알아라잉.”

이처럼 ‘-잉’은 마음을 더 간곡하게 혹은 위협적으로 드러낼 뿐만 아니라, 공감해 주기를 바라거나, 공감할 것이라고 예상될 때도 쓴다. “아따, 그 자석 드럽게 싸가지 없는 놈이구만. 그러지잉.” “참, 이뿌죠잉.”

‘-응개, 긍개, 근디’ 등과 함께 ‘-잉’은 전라도말의 한 지표가 되는 말이다. 타관에서 ‘-잉’을 쓰는 사람을 만나면 왠지 반갑고 정겹게 느껴지는 것은 고장말이 주민 사이 유대나 동질감을 확보하는 수단이자 정체성을 나타내는 표지인 까닭이다.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731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390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8728
1082 아니어라우! 바람의종 2008.08.04 6689
1081 "가지다"를 버리자 2 바람의종 2008.08.03 10138
1080 이력서 바람의종 2008.08.03 5364
1079 바람의종 2008.08.03 6707
1078 "가지다"를 버리자 바람의종 2008.07.31 10028
1077 부처꽃 바람의종 2008.07.31 5928
1076 쟈근아기 바람의종 2008.07.31 7032
1075 무데뽀, 나시, 기라성 바람의종 2008.07.29 6901
» 참 이뿌죠잉! 바람의종 2008.07.29 6214
1073 사룀글투 바람의종 2008.07.29 6531
1072 곤혹스런 바람의종 2008.07.28 5257
1071 바람의종 2008.07.28 6351
1070 쥐오줌풀 바람의종 2008.07.28 8401
1069 김치 속 / 김치 소 바람의종 2008.07.26 8199
1068 딜위·그믐딘이 바람의종 2008.07.26 7063
1067 닭알 바람의종 2008.07.26 7268
1066 햇빛, 햇볕 바람의종 2008.07.24 8603
1065 사룀 바람의종 2008.07.24 7327
1064 모량리와 모량부리 바람의종 2008.07.24 6740
1063 숟가락, 젓가락 바람의종 2008.07.21 8417
1062 개망초 바람의종 2008.07.21 5258
1061 흘리대·흘리덕이 바람의종 2008.07.21 956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