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7.29 16:31

사룀글투

조회 수 6477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사룀글투

언어예절

전통적인 몇가지 ‘사룀글투’가 있다. 자손이 단출하나마 음식을 차려 제삿날 옛어른을 그리는 마음을 사뢰고, 드시라고 권하는 글이 축문이다. 언제·어디서·누가·누구에게·무엇을·왜·어떻게(여섯종자)를 한두 마디에 담아 사뢰고 비는 형식이다.

“아무해 아무달 아무날 ○○은 삼가 사뢰나이다. 어느덧 해가 바뀌어 ○○님 가신 날을 다시 맞으니 하늘 같은 가없는 은혜를 잊지 못하여, 삼가 맑은 술과 포과를 올리오니 드시옵소서!”

모시는 대상이 성주나 산신령이라도 글틀은 비슷하고, 제를 지내는 연유 정도가 다를 뿐이다. 예컨대 뫼에 새로 상석이나 빗돌을 놓을 때 산신께 비는 말이라면 “아무해 아무달 아무날을 맞아 삼가 산신령께 사뢰나이다. 아무개의 봉분이 헐어, 돌과 흙을 더하여 상석을 놓고 손보고자 하오니 놀라지 마시옵고, 이로 말미암아 궂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돌보아 주시옵소서. 이에 몇 가지 음식과 술을 차려 올리오니 드시옵소서!”

틀과 내용이 썩 간략하고 곡진하다. 번거로움을 멀리하고 간략하고 진솔하게 하는 데서 예가 선다. 어떤 글자를 쓰든 사룀글도 여섯 종자가 바탕이 된다. 여기에 베풀어 자세히 하는 말과 바람들을 덧붙이는데, 고사문이나 고유문도 받들고 아뢰는 대상이나 연유를 달리할 뿐 틀과 뜻에서 다를 게 별로 없다. 길이를 조절하여 간곡한 마음을 더하고 덜할 뿐이다. 이런 틀은 전래굿을 비롯해 종교들에서 두루 비슷한데, 일 있을 때마다 써 버릇하고 행하면 한결 마음이 가다듬어진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34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86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786
2992 어디 가여? 바람의종 2008.09.23 4846
2991 아니다라는 바람의종 2008.10.27 4849
2990 숫컷, 숫소? 바람의종 2008.09.30 4860
2989 어떻게 바람의종 2008.10.23 4900
2988 숙제 바람의종 2007.07.28 4933
2987 늦잔이·잠이 바람의종 2008.07.18 4984
2986 ‘-도록 하다’ 바람의종 2008.09.04 5082
2985 부랴부랴 風磬 2006.12.20 5087
2984 노루 바람의종 2008.10.27 5131
2983 고소마리 바람의종 2009.03.23 5138
2982 개망초 바람의종 2008.07.21 5144
2981 바람의종 2008.09.26 5151
2980 자문 바람의종 2008.11.15 5163
2979 바람의종 2009.03.18 5176
2978 애매모호 바람의종 2008.11.14 5188
2977 곤혹스런 바람의종 2008.07.28 5192
2976 겹말을 피하자(中) 바람의종 2008.05.08 5235
2975 삼가 바람의종 2008.10.04 5259
2974 삐라 바람의종 2008.02.15 5271
2973 봄맞이꽃 바람의종 2008.06.27 5273
2972 니가, 지가 바람의종 2008.11.18 5281
2971 백서 바람의종 2007.07.09 530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