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7.24 15:51

사룀

조회 수 7231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사룀

언어예절

웃사람, 손아픈 사람에게 말하는 것을 아뢴다거나 사뢴다고 한다. 말글은 사람끼리 뜻을 주고받는 연장이지만 하늘이나 혼령에게 뜻을 전할 때도 쓴다. 토지신·산신령·삼시랑에게 쓰는 말이 달리 없다. 흔한 축문이나 제문, 손비비며 하는 말도 그렇다.

신라적 ‘사뇌가’(詞腦歌)를 학자 김인환은 ‘사뢰는 노래’라 푼 바 있고, 화백(和白)도 사람들이 모여 ‘사뢰는 모임’이라고 했는데, 슬기로운 견해라 하겠다. 사뢰는 방식은 말뿐만이 아니라 노래·춤·풍류일 수도 있다.

사람끼리도 서로 존중하고 제대로 알린다면 여러 문제가 풀린다. 사과와 용서, 꾸짖음, 달램, 폭로 … 들도 사뢰는 방식의 하나다. 법률과 문학·음악·제도들이 결국은 이 사룀의 갈래들이다. 비손도, 선전·선동도, 선거도 사룀에서 비롯한다.

전달 방식도 무척 발달되었다. 붓 아닌 전자말이 큰 변화다. 신문·방송 등 언론이 대표 매체다. 공공기관·기업에서도 다양한 연장으로 손님들에게 사뢴다. 인터넷 매체도 버금가는 연장들이다. 그만큼 낱사람의 의견 발표·발언이 잦아지고 전달이 쉬워졌다. 저마다 사랑방·카페를 내거나 집을 지어 그림을 그리고 말글을 써댄다. 그렇다고 소통이 고급해지고 온전해졌는지는 의문이다.

말글보다 직접 실천하는 삶이 진정한 사룀의 방식일 수도 있다. 입이 온갖 허물이나 화근의 바탕이라는 말이 있다. 함부로 말하고 쓰기를 삼가라는 얘긴데, 이로써 반드시 말을 많이 한다거나 글을 자주 쓴다고 소통이 잘되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458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103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6229
1762 불야성 바람의종 2007.07.16 6255
1761 불우 바람의종 2007.07.17 5812
1760 불은 라면 바람의종 2012.08.01 8967
1759 불쾌한 반응 바람의종 2012.06.20 9424
1758 불티나다 風磬 2006.12.23 7508
1757 불편부당 바람의종 2010.08.14 9881
1756 불한당 바람의종 2007.07.17 7435
1755 불현듯이 風磬 2006.12.23 7956
1754 불호령 風磬 2006.12.23 8836
1753 붓다 / 붇다 風文 2023.11.15 1162
1752 붙이다, 부치다 바람의종 2012.01.07 15904
1751 붙이다, 부치다 바람의종 2012.09.06 17048
1750 붙이다와 부치다 바람의종 2010.03.05 11086
1749 브로마이드(bromide) 바람의종 2008.02.13 9311
1748 블루스 바람의종 2010.02.28 9007
1747 비갈망 바람의종 2008.01.29 8433
1746 비계획적 방출, 주접 댓글 風文 2022.09.08 1082
1745 비는 오는 게 맞나, 현타 風文 2022.08.02 1286
1744 비닐 바람의종 2009.11.12 8839
1743 비대칭적 반말, 가짜 정보 風文 2022.06.07 975
1742 비둘기 바람의종 2009.04.14 6141
1741 비듬나물 바람의종 2009.02.21 976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