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7.19 09:01

궂긴인사

조회 수 7442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궂긴인사

북녘말

“상주님을 그대루 보여서 쓰겠소. 새루 궂긴인사하고 보입시다.”(홍명희, 림꺽정)

‘궂긴인사’는 상주를 위문하는(조문) 말이다. 이는 홍명희의 <임꺽정>에도 쓰인 말이니 굳이 북녘말이라 할 것은 없겠다. 다만 남녘에서는 ‘궂긴 인사’처럼 띄어서 쓰고, 한 낱말로 보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한 낱말로 보느냐, 두 낱말로 보느냐’는 국어사전에 올랐느냐와 관련이 있다. 국어사전은 보통 하나의 낱말을 올림말(표제어)로 삼는 까닭에 두 낱말은 실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겨레말큰사전> 새말 조사 과정을 보면, 남북 모두 같은 소설(임꺽정)을 조사했지만, 북녘에서만 ‘궂긴인사’를 새 낱말로 봤다.

궂긴인사는 ‘궂기다’와 ‘인사’가 합친 말이다. ‘궂기다’는 남북 사전에 두루 실렸지만, 남녘에서 널리 쓰이지는 않는다. <한겨레> 신문에서는 2003년께부터 부음·부고 대신 ‘궂긴소식’을 쓰고 있다. 그 덕에 ‘궂기다’도 꽤 알려져서 쓰이고 있음을 인터넷에서도 볼 수 있다.

‘궂기다’는 ‘돌아가시다’처럼 ‘윗사람이 죽다’를 완곡하게 이르는 뜻과 ‘일에 헤살이 들어 잘 되지 않는다’는 뜻 둘로 쓰인다. 형태만 보면, ‘궂다’에 접미사 ‘-기-’가 붙어서 ‘궂기다’가 된 것으로 여길 수 있지만, 그렇게 보기도 어렵다. ‘궂다’의 뜻이 ‘나쁘다’임을 생각할 때, 관련성이 있기는 하지만 ‘궂기다’의 의미폭이 많이 좁기 때문이다. 헤살은 ‘일을 방해하는 것’이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817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487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9690
2864 알았습니다. 알겠습니다. 바람의종 2012.06.19 14374
2863 영어식 회사명 표기 바람의종 2012.06.19 9779
2862 차후, 추후 바람의종 2012.06.15 18689
2861 주어와 술어를 가까이 바람의종 2012.06.15 11485
2860 에너지 음료 바람의종 2012.06.15 11528
2859 노력했지마는 / 노력했지만은 바람의종 2012.06.14 8556
2858 중계(中繼)와 중개(仲介) 바람의종 2012.06.14 9055
2857 '상(上)' 띄어쓰기 바람의종 2012.06.13 10294
2856 지리한 -> 지루한 바람의종 2012.06.13 10526
2855 % 포인트 바람의종 2012.06.11 9464
2854 야단법석, 난리 법석, 요란 법석 바람의종 2012.06.11 18798
2853 가능하느냐 / 가능하냐 바람의종 2012.06.01 9937
2852 응씨배 바람의종 2012.06.01 11404
2851 후덥지근 / 후텁지근 바람의종 2012.05.30 11611
2850 -지기 바람의종 2012.05.30 11439
2849 조언과 충고 바람의종 2012.05.22 9614
2848 러닝머신 바람의종 2012.05.22 7732
2847 무더위, 불볕더위 바람의종 2012.05.18 7485
2846 함함하다 바람의종 2012.05.18 11281
2845 거치장스럽다 바람의종 2012.05.16 8091
2844 헤어진 옷 바람의종 2012.05.16 11161
2843 생살, 살생 바람의종 2012.05.15 831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