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7.10 03:58

걱정과 유감

조회 수 6305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걱정과 유감

언어예절

일하는 태도나 형편, 일이 되어가는 꼴을 두고 하는 말이 있다. 사람 사이란 상대적이고 복잡하여 바람 잘 날이 없고, 잠잠할 때라도 무슨 사달이 도사리기 마련이다.

걱정·우려·유감·한탄·개탄·규탄·항변·항의 … 차례에서 뒤로 갈수록 말의 세기가 더한다. 낱낱 사람이나 공인, 집단을 가리지 않고 사물을 논평하거나 견해를 밝힐 때 하는 말도 비슷하다. 나라 사이에서 주고받는 말이라고 별스레 딴말이 쓰이지는 않는다. 말무늬는 달라도 어느 족속이나 마음은 비슷하여 이 정도를 그 나라말로 뒤치면 두루 통하는 까닭이다.

여기에 “-스럽다”를 붙여 쓰면 형용사가 되는데, 보고 느끼기에 그렇다는 얘기다. 꼭 집어 말할 때는 동사를 써야 힘이 난다. “걱정이다, 우려한다, 의문이다, 안타깝다, 유감이다, 실망이다, 개탄한다, 고치라, 바로잡으라, 시정하라, 배상하라, 복구하라, 책임지라 …”

좀 점잖게 경고하는 말이 “걱정스럽다·우려한다·의문이다” 정도다. 어려움·실망이 겹치면 “유감이다·유감스럽게 생각한다”를, 앞뒤 잴 것이 없다면 “개탄·규탄한다”를, ‘항의’ 단계로 가면 즉각 바로잡고 손해·손실 배상·보상 요구를 아우른다. 최후통첩 다음엔 실력 대결이다.

이런 단계가 대충 공식화했을 뿐이지 실제로는 뛰어넘기도 하고, 저마다 생생한 표현을 쓰기도 한다. 파격 없는 판박이는 말싸움만 부를 뿐 재미도 발전도 없다. 적절한 말을 골라 써야 말값이 오르지만, 상대·대상의 형편을 제대로 살피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고도 망발·헛소리가 될 때도 있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286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927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4490
3058 거시기 바람의종 2011.11.14 10412
3057 거절과 거부 바람의종 2010.11.16 8994
3056 거제의 옛이름 ‘상군’(裳郡) 바람의종 2008.04.15 8500
3055 거진 다 왔소! file 바람의종 2010.01.18 9698
3054 거짓말 바람의종 2009.09.06 8223
3053 거짓말, 말, 아닌 글자 風文 2022.09.19 835
3052 거짓말과 개소리, 혼잣말의 비밀 風文 2022.11.30 984
3051 거치다와 걸치다 바람의종 2010.03.23 15083
3050 거치장스럽다 바람의종 2012.05.16 7999
» 걱정과 유감 바람의종 2008.07.10 6305
3048 건강한 가족 / 국경일 한글날 風文 2020.07.18 2031
3047 건넛방, 건넌방 바람의종 2011.12.22 10715
3046 건달 바람의종 2010.02.06 7266
3045 건달 바람의종 2007.06.01 8500
3044 건더기, 건데기 바람의종 2012.11.05 11489
3043 걷잡아 / 겉잡아 바람의종 2010.03.19 12177
3042 걸리적거리다 바람의종 2010.08.15 9678
3041 걸맞는? 걸맞은? 바람의종 2009.12.18 9543
3040 걸맞은, 알맞은 바람의종 2008.04.07 8982
3039 걸신들리다 바람의종 2007.12.27 12541
3038 걸씨 오갔수다 바람의종 2009.10.08 7598
3037 걸판지게 놀다 바람의종 2012.05.09 1219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