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6.25 11:29

시쳇말로 …

조회 수 9967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시쳇말로 …

언어예절

난데 곧 출처는 ‘언제·어디서’에 드는 말의 기본 성분이다. 따온 말글의 출처를 밝히는 일도 기본 예절로 친다. 재미있는 것은 그 바탕에 도사린 ‘차별’ 의식이다. 차별 중에도 ‘언어 차별’은 뿌리 깊다. 우리만 해도, 문자·언문·상소리·쌍말·속어·이언 …을 갈라 글자부터 말에 이르기까지 차별이 별스러웠다. 로마자·영어 차별도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고, 남녀·인종·지역 …에 이르면, 사물을 분별하는 데 언어 차별이 큰 부분을 차지함을 알 수 있다.

스스로 바르고 곱고 점잖은 말을 쓴다고 여기면서 속된말·유행어·요즘말·시쳇말 따위로 초를 드는 것도 그렇다. 시체(時體)는 요즘 거의 쓰이지 않지만 ‘시쳇말’은 흔히 쓴다.

“현재 의회 내에서 정말 한국을 위해 시쳇말로 ‘총대를 메줄’ 의원이 누가 있느냐?” “시쳇말로 벽지에 필이 꽂힌 것.” “시쳇말로 죽을 맛일 게다.” “시쳇말로 ‘쪽팔림’은 순간이고 성공은 영원한가.” “시쳇말로 비즈니스 프렌들리에 MB노믹스라던가?” “시쳇말로 ‘좋은 대학’들에서만 논술고사를 치르려고 하는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 “‘돈 될 것 같은’ 영화들이 시쳇말로 ‘죽 쑤고’ 있을 때.” “된장은 시쳇말로 ‘웰빙 오리엔탈 소스’다.”(신문글에서)

쓰임새를 보면 형식에서 낱말·마디를 가리지 않고, 종류에서 익은말·외래어·숫자를 가리지 않는다. 범위는 속된말·유행어 …를 포괄해 모자만 씌우면 ‘시쳇말’ 아닌 게 없다. 글자꼴이나 발음도 꺼림칙하다. 시간으로 치면 속된말〉시쳇말〉요샛말〉신조어 차례겠다. 아는 체하는 이들이 즐겨 쓰는 말투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068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721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2131
2072 제맛 바람의종 2008.01.05 7970
2071 으시시, 부시시 바람의종 2009.07.23 7970
2070 씀바귀 바람의종 2008.02.15 7976
2069 따 놓은 당상 바람의종 2009.03.27 7979
2068 진짜 바람의종 2010.04.30 7979
2067 대체나 그렇네 잉! 바람의종 2010.01.14 7990
2066 생잡이·생둥이 바람의종 2008.07.12 7996
2065 갈가지 바람의종 2009.07.30 7997
2064 매발톱꽃 바람의종 2008.03.16 7998
2063 손가락방아 바람의종 2008.06.09 8005
2062 망나니 風磬 2006.11.26 8008
2061 소태와 소도 바람의종 2008.03.27 8012
2060 옥석구분 바람의종 2008.12.18 8013
2059 플래카드 바람의종 2009.07.27 8017
2058 뒷간이 바람의종 2008.09.18 8021
2057 바이크 바람의종 2009.09.21 8022
2056 씨알머리가 없다 바람의종 2008.01.20 8022
2055 발바리 바람의종 2010.02.23 8027
2054 선보다 바람의종 2007.05.15 8028
2053 열쇠 바람의종 2008.01.14 8030
2052 서낭당 風磬 2006.12.29 8037
2051 낙점 바람의종 2007.06.09 803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