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6.25 11:26

인왕산

조회 수 5835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인왕산

땅이름

회사나 상품에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하는지는 광고에서 매우 중요한 관심사다. 이름 붙이기에 따라 회사 인상이나 상품 경쟁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보통 이름을 붙일 때는 ‘부르기 쉽고, 바른 뜻이 담기거나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을 조건으로 한다. 사람이름이나 땅이름을 붙일 때도 마찬가지다.

땅이름은 오랜 전통을 이어오면서 자연스럽게 생성되고 변화한 특징을 지닌다. 그런데 인위적이고 의도적으로 땅이름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 특히 행정상 필요에 따라 임의로 땅이름을 만들거나 이민족과의 접촉 과정에서 생성된 땅이름은 부자연스러울 경우가 많다.

인왕산(仁王山)에 들어 있는 ‘임금 王’을 ‘성할 旺’으로 바꾸어 쓴 것은 일제 강점기라고 한다. 일제는 우리나라를 강점한 뒤 대규모 토지조사 사업과 임야조사 사업을 벌이면서, 우리 조상의 얼이 담겨 있는 땅이름을 상당수 바꾸어 버렸다. 그 방식은 대체로 한자의 음은 같지만 뜻이 다른 글자로 바꾸거나 둘 이상의 땅이름에서 한 자씩을 떼어 새로운 땅이름을 만드는 형식이었는데, 그 결과 땅이름에 담긴 뜻은 사라지고 만다.

우리말 가운데 ‘남녀노소’, ‘밤낮’이라는 낱말들은 조선시대까지 ‘노소남녀’, ‘낮밤’이었다. 말 속에 ‘노소’가 ‘남녀’보다, ‘낮’이 ‘밤’보다 중시되던 사회 모습이 담겼으며, 그 말을 사용한 조상들의 정신이 담겨 있는 셈이다. 같은 인왕산일지라도 그 말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아는 일은 뜻있는 일일 것이다.

허재영/단국대 인재개발원 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651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304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104
2908 덕분 바람의종 2009.07.13 5804
2907 공목달·웅섬산 바람의종 2008.06.28 5808
2906 나비나물 바람의종 2008.04.24 5811
2905 삽사리 바람의종 2009.08.06 5815
2904 프로 바람의종 2008.11.22 5817
2903 불우 바람의종 2007.07.17 5825
» 인왕산 바람의종 2008.06.25 5835
2901 모하구로? 바람의종 2009.06.11 5863
2900 주소서 바람의종 2008.09.26 5870
2899 고객님? 바람의종 2009.05.26 5875
2898 셀프-서비스 바람의종 2009.06.09 5882
2897 부처꽃 바람의종 2008.07.31 5891
2896 며느리밥풀 바람의종 2008.01.19 5898
2895 이바지 바람의종 2009.05.24 5900
2894 너더리 바람의종 2009.02.17 5902
2893 경품과 덤 바람의종 2009.07.13 5902
2892 스스로를? 바람의종 2009.04.09 5903
2891 말째다 바람의종 2008.06.24 5908
2890 샘골과 시암실 바람의종 2008.06.12 5910
2889 먹어시냐 바람의종 2009.06.17 5913
2888 참꽃마리 바람의종 2008.05.29 5916
2887 청사 바람의종 2007.08.24 591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