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6.21 03:54

오음산과 오름

조회 수 9394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오음산과 오름

땅이름

조선 효종 4년 제주 목사 이원진이 편찬한 것으로 알려진 <탐라지>에는 제주 고장말에 관한 흥미로운 기록이 들어 있다. “촌민의 사투리가 난삽하여 말의 시작은 높고 끝은 낮은데, 김정의 <풍토록>에서는 토착민의 말소리가 가늘고 높아 바늘로 찌르는 것 같고 또한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고 하였다”라고 기록했다. 또한 촌민의 말 가운데 특이한 음이 많은데, 그 가운데 산을 ‘올음’(兀音)이라고 한다는 기록도 있다.

사람들은 제주 고장말이 뭍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때로는 의사 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라고 여기기도 한다. <탐라지> 기록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말소리·어휘·문법에서 제주말은 뭍과는 꽤 차이가 있다.

그러나 산을 뜻하는 ‘오름’이 제주에만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전국 각지에 ‘오음’이라는 산이름이 많기 때문이다. 간성의 ‘오음산’(五音山)이나 갑산의 ‘오음회령’(吾音會嶺)은 <여지승람>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이와 유사한 ‘오을동’(五乙洞) 같은 것도 적잖다.

‘오름’은 ‘오르다’에서 나온 말로, 한자어로 맞옮길 때는 ‘악’(岳)으로 대체된다. ‘성널오름’이 ‘성판악’으로, ‘거문오름’이 ‘거문악’으로 바뀌는 식이다. 그런데 함경도나 강원도 쪽에서는 ‘오을음’이나 ‘오음’의 형태를 취할 뿐 아니라 ‘다섯 오’[五]나 ‘나 오’[吾]가 쓰여 ‘오름’과 무관한 말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오음’도 그 지역에서 높이 솟아오른 산에 붙은 이름으로서 ‘오름’과 같은 계통이라 하겠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83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835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3338
2050 라면 바람의종 2010.05.10 9500
2049 표준어와 방언 바람의종 2010.01.06 9487
2048 중화사상 바람의종 2007.12.21 9486
2047 강냉이 바람의종 2008.06.15 9482
2046 새라새롭다 바람의종 2008.02.29 9474
2045 진보적 바람의종 2009.11.19 9474
2044 알비 바람의종 2009.11.23 9469
2043 깜빡이 바람의종 2010.07.20 9466
2042 시옷불규칙활용 바람의종 2010.05.09 9464
2041 삘건색 바람의종 2010.06.08 9464
2040 망이·망쇠 바람의종 2008.05.01 9462
2039 잇따르다와 잇달다 바람의종 2010.01.19 9460
2038 복허리에 복달임 바람의종 2010.06.19 9460
2037 알은체는 아는 사이에서 바람의종 2009.11.12 9457
2036 젊은이들의 유행어 바람의종 2010.03.14 9450
2035 유례 / 유래 바람의종 2009.05.15 9450
2034 칠거지선(七去之善) 바람의종 2010.03.05 9443
2033 거꾸로 가는 지자체 바람의종 2011.12.28 9443
2032 참말 바람의종 2009.09.01 9440
2031 ‘암(수)캐’가 ‘암(수)개’로 바람의종 2010.01.22 9440
2030 삐까삐까 바람의종 2008.02.14 9440
2029 불쾌한 반응 바람의종 2012.06.20 943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