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리
풀꽃이름
사람이름 중에 풀꽃이름으로 지은 이름들이 최근 눈에 띈다. 강풀·백장미·채송화·진달래 …. 그중 ‘나리’도 가끔 볼 수 있는데, 나리꽃의 신선함과 튼튼함을 떠올릴 때 괜찮은 이름인 듯싶다. 나리는 한자말로 곧 백합(百合)이나 사람들이 보통 백합을 하얀색 원예종만을 따로 이르기에 현재 구분하여 쓰고 있다. 백합은 비늘 일백 개가 합해져 하나의 알뿌리를 만들었다는 의미로 붙은 이름이다.
사실 나리는 종 전체의 일반적인 이름이고, 하늘을 향해 피는 ‘하늘나리’, 땅을 보고 고개를 푹 숙인 ‘땅나리’, 키가 작아 ‘애기나리’, 울릉도에서 피는 ‘섬말나리’ 등 품종이 아주 많다. 나리 중 대표격인 참나리꽃은 주황색 바탕에 진한 점들이 많은데, 그래선지 영어로는 타이거 릴리(tiger lily)라고 하고, 한자말로도 ‘호피백합’이라고 하나 그냥 ‘참나리’가 정겹다. 대개 ‘참-’이 붙으면 품질이 좋거나 자생식물임을 나타내고, 반대로 ‘개-’가 붙으면 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을 드러낸다. ‘참나리’는 크고 화려하지만, 개나리나무가 아닌 ‘개나리’는 나리처럼 생겼으나 작고 보잘것없다고 ‘개-’를 붙였다. 참나리 같은 당당함과 씩씩함을 배우고 싶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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