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6.16 22:38

실구디·실구지

조회 수 7814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실구디·실구지

사람이름

세종 10년(서기 1428년), 평안도 사는 분이(夫隱)라는 여인은 남편 유인수가 시앗과 함께 있는 것이 시기가 나 그의 아들 실구디(失仇知)와 친정오빠 됴텬(趙天)을 시켜 두 사람과 딸린 식구 여섯을 죽이게 했다. 법에 따라 능지처참에 해당한다고 하니 임금이 따랐다.

이름접미사에 ‘-구디’(仇知)가 있는데, 구디·거구디·그믐구디·돌구디·동구디·똥구디·막구디·멍구디·명구디·모구디·물구디·시구디·실구디·옥구디·을구디·어구디 따위 이름이 보인다. 돌구디·똥구디·믈구디·옥구디 따위의 이름은 돌구덩이·똥구덩이·물구덩이·옥구덩이처럼 들린다. ‘구덩이’를 경상 방언에서 ‘구디/구디이’, 충청 방언에서는 ‘구딩이’라고 한다. 중세 말에서 구덩이는 ‘굳’이라 했는데, 호칭접미사 ‘-이’가 붙은 ‘구디’가 이름접미사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두 사람이 하는 실뜨기 노래에 ‘실구대 소리’가 있는 것을 보면 실구디를 실꾸리라고 잘라 말하기는 힘든 듯하다. 거구디·명구디·모구디·시구디·을구디·어구디 따위에서 구덩이라는 뜻을 찾기 힘들며 이름접미사 ‘-구디’가 들어간 이름에 지나지 않는 듯하다.

1554년의 <명종실록>을 보면 함경도 영흥 백성 김실구지(金實仇之)가 벼락을 맞아 죽었다는 기사가 있다. <사리영응기>에서조차 사뭇 ‘실구디’로 나타나던 이름이 함경도 지방에서는 입천장소리되기가 되어 실구지로 쓰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름은 서울말로만 지어진 것이 아니라 고장말로도 지어졌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드러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603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257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7637
2094 싸목싸목 허소! 바람의종 2009.11.29 9685
2093 싸드락싸드락 묵소! 바람의종 2009.11.23 9239
2092 싸대기 바람의종 2010.07.19 8965
2091 싸다와 누다 바람의종 2009.10.01 9129
2090 싸다 바람의종 2008.04.07 6895
2089 싸게 가더라고! 바람의종 2009.10.01 7583
2088 십팔번, 가라오케 바람의종 2008.09.29 7079
2087 십팔번 바람의종 2007.10.22 6984
2086 십상이다 바람의종 2007.05.16 6906
2085 십상이다 바람의종 2010.08.11 14333
2084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난다 바람의종 2009.05.01 14563
2083 심심파적 바람의종 2007.05.15 9740
2082 심금을 울리다 바람의종 2008.01.19 13183
2081 실용글 바람의종 2008.08.11 4813
2080 실업난 바람의종 2009.02.04 8529
2079 실버 바람의종 2010.05.05 8998
2078 실레마을과 시루 바람의종 2008.05.03 7619
2077 실랑이와 승강이 바람의종 2010.04.24 10489
2076 실랑이 바람의종 2009.12.04 8956
2075 실내체육관의 주소지 바람의종 2009.11.19 7758
» 실구디·실구지 바람의종 2008.06.16 7814
2073 신토불이 바람의종 2008.10.30 739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