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6.16 22:38

실구디·실구지

조회 수 7785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실구디·실구지

사람이름

세종 10년(서기 1428년), 평안도 사는 분이(夫隱)라는 여인은 남편 유인수가 시앗과 함께 있는 것이 시기가 나 그의 아들 실구디(失仇知)와 친정오빠 됴텬(趙天)을 시켜 두 사람과 딸린 식구 여섯을 죽이게 했다. 법에 따라 능지처참에 해당한다고 하니 임금이 따랐다.

이름접미사에 ‘-구디’(仇知)가 있는데, 구디·거구디·그믐구디·돌구디·동구디·똥구디·막구디·멍구디·명구디·모구디·물구디·시구디·실구디·옥구디·을구디·어구디 따위 이름이 보인다. 돌구디·똥구디·믈구디·옥구디 따위의 이름은 돌구덩이·똥구덩이·물구덩이·옥구덩이처럼 들린다. ‘구덩이’를 경상 방언에서 ‘구디/구디이’, 충청 방언에서는 ‘구딩이’라고 한다. 중세 말에서 구덩이는 ‘굳’이라 했는데, 호칭접미사 ‘-이’가 붙은 ‘구디’가 이름접미사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두 사람이 하는 실뜨기 노래에 ‘실구대 소리’가 있는 것을 보면 실구디를 실꾸리라고 잘라 말하기는 힘든 듯하다. 거구디·명구디·모구디·시구디·을구디·어구디 따위에서 구덩이라는 뜻을 찾기 힘들며 이름접미사 ‘-구디’가 들어간 이름에 지나지 않는 듯하다.

1554년의 <명종실록>을 보면 함경도 영흥 백성 김실구지(金實仇之)가 벼락을 맞아 죽었다는 기사가 있다. <사리영응기>에서조차 사뭇 ‘실구디’로 나타나던 이름이 함경도 지방에서는 입천장소리되기가 되어 실구지로 쓰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름은 서울말로만 지어진 것이 아니라 고장말로도 지어졌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드러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723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370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8718
3058 두문불출 바람의종 2007.11.01 8812
3057 소설속 고장말 바람의종 2007.11.01 9109
3056 댓글 바람의종 2007.11.01 5296
3055 단도직입 바람의종 2007.11.02 9274
3054 만주말 바람의종 2007.11.02 6816
3053 미혼남·미혼녀 바람의종 2007.11.02 9665
3052 대증요법 바람의종 2007.11.03 6040
3051 쉽게 찾기 바람의종 2007.11.03 6277
3050 금과 줄 바람의종 2007.11.03 5658
3049 밀랍인형 바람의종 2007.11.04 10783
3048 여성상과 새말 바람의종 2007.11.04 8732
3047 언어 보존 바람의종 2007.11.04 6924
3046 야단벼락/혼벼락 바람의종 2007.11.04 8070
3045 봉두난발 바람의종 2007.11.05 10517
3044 ‘뛰다’와 ‘달리다’ 바람의종 2007.11.05 5370
3043 지역 언어 바람의종 2007.11.05 6731
3042 낚시질 바람의종 2007.11.05 6967
3041 부부 금실 바람의종 2007.11.06 7830
3040 칼미크말 바람의종 2007.11.06 7192
3039 책보따리·책보퉁이 바람의종 2007.11.06 8322
3038 사면초가 바람의종 2007.11.07 7948
3037 는개와 느리 바람의종 2007.11.07 1030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