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오지·강아지
사람이름
조선시대에 떼 지어 다니며 집에 불을 지르고 재물을 훔치는 불한당이 있었는데 명화도적(明火盜賊) 또는 화적으로도 불렸다. 1431년, 수구문 밖 벌아재에 중이 초막을 짓고 살았는데 화적패가 불을 지르고 살림살이를 들고 튀었다. 영서역에 나타난 여섯 사람 중 두 사람이 구실아치에게 잡혔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망오지였다.
망오지는 망아지와 비슷하나 중세 말로 망아지는 ‘ㅁ.야지’였다. ‘-아지/어지/오지’로 끝나는 이름에 가야지·干阿之(간아지)·간오지·강아지·도야지·동어지·망오지·명오지·벌거지·숑아지·?아지·큰벌어지 따위가 보인다. 가야지는 본디 잔가지로, 버들개지를 버들강아지로 재해석하는 경우가 있는데, 중세 말은 ‘버들가야지’였다. 개와 강아지, ‘돝’과 도야지, 소와 송아지, 말과 망아지는 본디 어미와 새끼 관계다. 벌어지(버러지)/벌거지는 벌레의 다른 말로, 벌레/벌개라는 말에 ‘-어지’가 붙은 것이다. 干(간)이 생강을 가리킬 때는 ‘강’으로 읽는다고 하는데 干阿之는 간아지 아닌 강아지인 듯하다. 개오지(개호주)가 강아지 아닌 범 새끼임을 볼 때 간오지·동어지·망오지·명오지는 섣불리 뜻을 짐작하기 어렵다.
망오지가 국문받는 곳으로 가보자. 김경의 종 막산·두지 등이 화적으로 잡혀 형신을 받았으나 장물이 없었다. 박연 등을 문초하니 두지·막산·미마이·부존·셔듕 등과 장물을 나눠 가졌다고 불었다. 부존은 부전과 비슷하다. 아이들이 차고 다니는 노리개를 부전이라 하며, 부전나비는 예서 비롯되었다. ‘미마이’는 낯설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37435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83959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198938 |
3058 | 퇴화되는 표현들 / 존댓말과 갑질 | 風文 | 2020.07.07 | 1886 |
3057 | 삼인칭 대명사 / '동양'과 '서양' | 風文 | 2020.07.06 | 1948 |
3056 | 鬱陶項(울돌목) / 공짜 언어 | 風文 | 2020.07.05 | 1923 |
3055 | 수어 / 닭어리 | 風文 | 2020.07.04 | 2095 |
3054 | 마마잃은중천공? / 비오토프 | 風文 | 2020.07.03 | 1678 |
3053 | 문어발 / 징크스 | 風文 | 2020.07.02 | 1801 |
3052 | 오징어 1 / 오징어 2 | 風文 | 2020.07.01 | 1816 |
3051 | 국방색 / 중동 | 風文 | 2020.06.24 | 2097 |
3050 | 돔 / 식해 | 風文 | 2020.06.23 | 1741 |
3049 | ‘○○○ 의원입니다’ / ‘영업시운전’ | 風文 | 2020.06.22 | 1738 |
3048 | -시- ① / -시- ② | 風文 | 2020.06.21 | 1552 |
3047 | 멀쩡하다 / 내외빈 | 風文 | 2020.06.18 | 1754 |
3046 | 전통과 우리말 / 영애와 각하 | 風文 | 2020.06.17 | 1555 |
3045 | 전설의 마녀, 찌라시 / 지라시 | 風文 | 2020.06.16 | 1510 |
3044 | 국어 영역 / 애정 행각 | 風文 | 2020.06.15 | 1497 |
3043 | 황금시간 / 우리말 속 일본어 | 風文 | 2020.06.11 | 1775 |
3042 | 웨하스 / 염장 | 風文 | 2020.06.10 | 1628 |
3041 | 한글박물관 / 월식 | 風文 | 2020.06.09 | 1453 |
3040 | 美國 - 米國 / 3M | 風文 | 2020.06.08 | 1451 |
3039 | 찜갈비-갈비찜 / 영란은행 | 風文 | 2020.06.07 | 1902 |
3038 | 8월의 크리스마스 / 땅꺼짐 | 風文 | 2020.06.06 | 1375 |
3037 | 와이로 / 5678님 | 風文 | 2020.06.05 | 1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