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6.12 01:15

좋게 말하기

조회 수 8259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좋게 말하기

언어예절

“좋은 말만 하며 지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살다보면 나쁜 말도, 싫은 말도 하게 된다.”

여기서 ‘좋은 말’은 ‘듣기 좋은 말’이다. ‘싫은 말’을 떠올리게 한다. ‘좋게 말해’는? 긍정적으로, 좋은 뜻으로 말해서 정도인데, 역시 ‘나쁘게 말해’가 따라붙는다.

사물은 양면성이 있어서 ‘기다·아니다, 좋다·나쁘다’처럼 둘로 나뉜다. 나아가 다섯, 열 길로도 가를 수 있다. “기다, 아니다, 긴 것 같다, 아닌 것 같다, 긴 듯도 아닌 듯도 하다, 긴 것도 아닌 것도 아니다, 잘 모르겠다, 말하지 않겠다 …”처럼 갖가지로 느끼고 말할 수 있다. ‘두 길’로는 모자라지만 알아듣고 넘긴다.

이처럼 우리는 말을 부정확하게 쓰고도 넘어갈 때가 많고, ‘나쁘다, 싫다’를 연상해 좋은 것을 ‘좋지 않은’ 말로 버려놓기도 한다.

좋은 점이든 나쁜 점이든 제대로 알자면 사물을 속속들이 들추고 살피고서야 좀 보이는 법이고, 이로써 한가닥 판단을 할 수 있다. 그리 하고서 말을 하고 글을 쓴다면 그 말글은 들을 만하고 읽을 만할 터이다. 사물을 정확하게 보아 고갱이를 끌어내 제대로 짚어주는 말하기란 쉽지 않다. 아첨, 칭송, 꾸미기, 판박이 덕담보다 마음을 밝히고 힘을 주며 일을 이루게 하는 말하기가 제대로 된 ‘좋게 말하기’다. ‘좋은 것’을 제자리로 돌리는 운동과 연습이 아쉽다. 우리는 오래도록 ‘그래!’보다 ‘아니야!’에 이력이 났다. 이 정도면 큰 어려움 없이 ‘좋게 말하기’로 나아갈 수 있다. 둘은 한가지인데, 얼마나 사랑과 이해가 담겼느냐로 갈린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246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896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3960
2886 국물도 없다, 그림책 읽어 주자 風文 2022.08.22 1159
2885 국민 바람의종 2008.11.23 4547
2884 국민께 감사를 風文 2021.11.10 1361
2883 국민들 바람의종 2010.09.08 11707
2882 국방색 / 중동 風文 2020.06.24 2204
2881 국수 바람의종 2007.06.05 7429
2880 국어 영역 / 애정 행각 風文 2020.06.15 1590
2879 국어와 국립국어원 / 왜 風文 2022.08.29 1229
2878 국어의 품사 1 바람의종 2009.12.14 14951
2877 국으로 바람의종 2010.11.25 10957
2876 군말 바람의종 2008.05.13 7363
2875 군불을 떼다 바람의종 2007.12.28 12858
2874 군색한, 궁색한 風文 2023.11.21 1171
2873 군인의 말투 風文 2021.09.14 772
2872 굳은 살이 - 박혔다, 박였다, 배겼다 바람의종 2009.07.28 8870
2871 굴뚝새 바람의종 2009.07.08 6084
2870 굴레와 멍에 바람의종 2008.01.17 7622
2869 굴레와 멍에 바람의종 2010.05.18 11521
2868 굴지 바람의종 2007.06.05 6930
2867 굴착기, 굴삭기, 레미콘 바람의종 2008.10.17 7940
2866 굼때다 바람의종 2008.07.05 6938
2865 굽신거리다 바람의종 2008.10.22 678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