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6.12 01:15

좋게 말하기

조회 수 8201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좋게 말하기

언어예절

“좋은 말만 하며 지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살다보면 나쁜 말도, 싫은 말도 하게 된다.”

여기서 ‘좋은 말’은 ‘듣기 좋은 말’이다. ‘싫은 말’을 떠올리게 한다. ‘좋게 말해’는? 긍정적으로, 좋은 뜻으로 말해서 정도인데, 역시 ‘나쁘게 말해’가 따라붙는다.

사물은 양면성이 있어서 ‘기다·아니다, 좋다·나쁘다’처럼 둘로 나뉜다. 나아가 다섯, 열 길로도 가를 수 있다. “기다, 아니다, 긴 것 같다, 아닌 것 같다, 긴 듯도 아닌 듯도 하다, 긴 것도 아닌 것도 아니다, 잘 모르겠다, 말하지 않겠다 …”처럼 갖가지로 느끼고 말할 수 있다. ‘두 길’로는 모자라지만 알아듣고 넘긴다.

이처럼 우리는 말을 부정확하게 쓰고도 넘어갈 때가 많고, ‘나쁘다, 싫다’를 연상해 좋은 것을 ‘좋지 않은’ 말로 버려놓기도 한다.

좋은 점이든 나쁜 점이든 제대로 알자면 사물을 속속들이 들추고 살피고서야 좀 보이는 법이고, 이로써 한가닥 판단을 할 수 있다. 그리 하고서 말을 하고 글을 쓴다면 그 말글은 들을 만하고 읽을 만할 터이다. 사물을 정확하게 보아 고갱이를 끌어내 제대로 짚어주는 말하기란 쉽지 않다. 아첨, 칭송, 꾸미기, 판박이 덕담보다 마음을 밝히고 힘을 주며 일을 이루게 하는 말하기가 제대로 된 ‘좋게 말하기’다. ‘좋은 것’을 제자리로 돌리는 운동과 연습이 아쉽다. 우리는 오래도록 ‘그래!’보다 ‘아니야!’에 이력이 났다. 이 정도면 큰 어려움 없이 ‘좋게 말하기’로 나아갈 수 있다. 둘은 한가지인데, 얼마나 사랑과 이해가 담겼느냐로 갈린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84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44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327
3058 두문불출 바람의종 2007.11.01 8812
3057 소설속 고장말 바람의종 2007.11.01 9119
3056 댓글 바람의종 2007.11.01 5317
3055 단도직입 바람의종 2007.11.02 9274
3054 만주말 바람의종 2007.11.02 6832
3053 미혼남·미혼녀 바람의종 2007.11.02 9670
3052 대증요법 바람의종 2007.11.03 6040
3051 쉽게 찾기 바람의종 2007.11.03 6290
3050 금과 줄 바람의종 2007.11.03 5667
3049 밀랍인형 바람의종 2007.11.04 10783
3048 여성상과 새말 바람의종 2007.11.04 8750
3047 언어 보존 바람의종 2007.11.04 6937
3046 야단벼락/혼벼락 바람의종 2007.11.04 8085
3045 봉두난발 바람의종 2007.11.05 10521
3044 ‘뛰다’와 ‘달리다’ 바람의종 2007.11.05 5398
3043 지역 언어 바람의종 2007.11.05 6741
3042 낚시질 바람의종 2007.11.05 6975
3041 부부 금실 바람의종 2007.11.06 7834
3040 칼미크말 바람의종 2007.11.06 7203
3039 책보따리·책보퉁이 바람의종 2007.11.06 8333
3038 사면초가 바람의종 2007.11.07 7948
3037 는개와 느리 바람의종 2007.11.07 1032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