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꽃
풀꽃이름
남부지방에 눈이 많이 내렸다. 눈과 관련한 풀꽃이름으로 ‘동자꽃’이 있다. ‘동자’(童子)는 말 그대로 어린아이를 말한다. 옛이야기에, 암자에서 동자승과 함께 살던 스님이 겨울에 양식을 구하러 마을로 내려갔는데, 눈이 많이 내려 산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스님을 기다리던 동자승이 배고픔과 추위에 떨다가 죽은 자리에 꽃이 피었는데, 꽃 모양이 동글동글하고 발그레하여 귀엽게 웃는 동자승의 얼굴을 닮아서 동자꽃이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이를 증명하듯 여름철 높은 산 길가에서 산 밑을 바라보며 꽃을 피우고, 꽃말도 ‘기다림’이다.
동자꽃 꽃잎은 신기할 정도로 심장꼴이라 꽃누르미(압화)를 만들 때 많이 쓰인다. 백두산에서 자라는 제비동자꽃 꽃잎은 제비 꼬리처럼 날렵하게 갈라졌다.
오대산 한국자생식물원에는 ‘할미꽃/ 양귀비/ 며느리밥풀꽃/ 동자꽃’ 등 사람 명칭과 관련된 식물을 모은 곳이 따로 있는데, 풀꽃과 함께 사람 사는 사연을 담고 있어 애틋하다. 동자꽃 이름을 되뇌자니, 어리광을 부려도 모자랄 나이에 동자승이 되어 도를 닦는 일이 무척 짠하게 느껴진다. 꽤 나이를 먹고서도 인생을 모르겠거늘 ….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1883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8399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3373 |
3084 | '미망인'이란 말 | 風文 | 2021.09.10 | 891 |
3083 | 또 다른 공용어 | 風文 | 2021.09.07 | 722 |
3082 | 편한 마음으로 | 風文 | 2021.09.07 | 967 |
3081 | 치욕의 언어 | 風文 | 2021.09.06 | 945 |
3080 | 딱 그 한마디 | 風文 | 2021.09.06 | 901 |
3079 | 선교와 압박 | 風文 | 2021.09.05 | 847 |
3078 | 또 다른 이름 | 風文 | 2021.09.05 | 826 |
3077 | 옹알이 | 風文 | 2021.09.03 | 1209 |
3076 | 잡담의 가치 | 風文 | 2021.09.03 | 700 |
3075 | 언어 경찰 | 風文 | 2021.09.02 | 855 |
3074 | 대명사의 탈출 | 風文 | 2021.09.02 | 1000 |
3073 | 말의 토착화 / 국가와 교과서 | 風文 | 2020.07.20 | 2278 |
3072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다르게 생각해야 '물건'이 보인다 | 風文 | 2020.07.19 | 2735 |
3071 | 사라진 아빠들 / 피빛 선동 | 風文 | 2020.07.19 | 2275 |
3070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아이디어도 끈기다 | 風文 | 2020.07.19 | 2674 |
3069 | 건강한 가족 / 국경일 한글날 | 風文 | 2020.07.18 | 2103 |
3068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포도밭의 철학 | 風文 | 2020.07.17 | 2585 |
3067 | '명문'이라는 이름 / 가족의 의미 | 風文 | 2020.07.16 | 2509 |
3066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대기업은 싫습니다 | 風文 | 2020.07.15 | 2498 |
3065 | 포퓰리즘 / 특칭화의 문제 | 風文 | 2020.07.15 | 2129 |
3064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아이들은 잡초처럼 키워라 | 風文 | 2020.07.14 | 2537 |
3063 | '사과'의 참뜻 / 사람의 짓 | 風文 | 2020.07.14 | 20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