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5.29 12:44

장보고·논복

조회 수 8735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장보고·논복

사람이름

<삼국유사>에는 신라 때 아비 없이 아이를 낳은 홀어미 이야기가 있다. 경주 만선 뒷마을에 홀어미가 있었는데, 남편 없이 아이를 배었다. 태어나 열두 살이 되었는데도 말도 못하고 일어나지도 못해 蛇童(사동)이라 불렀다. 달리 蛇卜/蛇伏(사복), 蛇巴(사파)로도 불렸다고 한다. 장보고의 이름은 본디 弓福(궁복) 또는 弓巴(궁파)였다. 경주에 ‘너보’라는 곳이 있는데, 仍甫(잉보)로 적으며 <세종실록 지리지>를 보면 옛날에는 仍巴(잉파)로 적었다고 한다. 고대에 巴(파)의 소릿값은 ‘보’로, 蛇童(사동)은 ‘ㅂ.얌복/ㅂ.얌보’, 장보고는 ‘활복/활보’였다. 요즘 울보와 ‘울배기’가 함께 쓰이는 것과 같은 모습이다. 신라말에서 ‘복’ 또는 ‘보’는 아이(童)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복’(卜/福)은 조선 때도 이름접미사로 쓰였다. 복이·개복·귀복·귿복·금복·논복·늦복·니복·덕복·돌복·동복·막복·만복·박복·산복·쇠복·언복·엇복·년복·은복·이른복·잠복·진복 따위 사내이름과, 논복·늦복·덕복·도복·만복·알복·앙복·일복과 같은 계집이름이 있다. 사내·계집이름에 두루 쓰인 ‘애복이’는 ‘애보기’처럼도 느껴지니 애달프다.

고려 때 호적과 조선왕조실록에 巴只(파지)라는 말이 보이는데, ‘복이/보기’를 적는 것이다. <태종실록>에 앞 왕조(고려) 제도를 이어받아 잔심부름하는 사내아이를 보기(巴只), 안에서 소제하는 계집아이를 무수리(水賜伊)라 하는데, 이들이 드나들며 궁중 얘기를 바깥으로 퍼뜨리니 임금이 신경 쓰인다고 했다. 궁중말 ‘보기’는 신라말의 자취로 보인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942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590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0915
3084 납작하다, 국가 사전을 다시? 주인장 2022.10.20 1508
3083 좋음과 나쁨, 제2외국어 교육 風文 2022.07.08 1510
3082 ‘거칠은 들판’ ‘낯설은 타향’ 風文 2024.01.09 1513
3081 존맛 風文 2023.06.28 1514
3080 김치 담그셨어요? 風文 2024.02.08 1518
3079 기림비 2 / 오른쪽 風文 2020.06.02 1521
3078 환멸은 나의 힘 / 영어는 멋있다? 風文 2022.10.28 1522
3077 ‘외국어’라는 외부, ‘영어’라는 내부 風文 2022.11.28 1526
3076 말 많은 거짓말쟁이 챗GPT, 침묵의 의미를 알까 風文 2023.06.14 1527
3075 우리나라 風文 2023.06.21 1529
3074 위탁모, 땅거미 風文 2020.05.07 1543
3073 참고와 참조 風文 2023.07.09 1549
3072 -분, 카울 風文 2020.05.14 1555
3071 국어 영역 / 애정 행각 風文 2020.06.15 1565
3070 평등을 향하여 風文 2021.11.02 1567
3069 하룻강아지 / 밥약 風文 2020.05.29 1572
3068 美國 - 米國 / 3M 風文 2020.06.08 1577
3067 ‘-데’와 ‘-대’, 정확한 표현 風文 2023.06.17 1583
3066 '붓'의 어원 風文 2023.08.18 1583
3065 한글박물관 / 월식 風文 2020.06.09 1585
3064 망신 風文 2023.06.09 1590
3063 백열 / 풋닭곰 風文 2020.05.09 159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