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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3 03:09

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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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말

언어예절

음식과는 상관없이 때는 불로서, 요즘의 난방 에너지가 군불이다. 군일·군것질 따위는 일자리 늘리기 또는 큰 사업거리가 됐고, 사람따라 군살 빼는 일로 시끄러운 시절이다. 군말도 쓰임이 폭넓다. 정당한 말이 듣는이에 따라서는 군소리, 곧 불평으로 들을 때가 있다. 이때 인격·소통 문제가 불거진다. 말본에서, 제자리 아닌 데 가져다 쓴 말을 ‘군더더기’ ‘군글자’라고 한다.

“몸에 오른 열이 아직 식지가 않았다/ 도대체가 말도 안 된단 말이에요/ 그 방은 아무리 불을 때어도 따뜻하지를 않다 …”

숨을 고르고 강조하는 효과가 있어 여기서 군더더기를 짚어낼 이는 많지 않을 성싶다.

흔히 베풀어 설명할 때 “생각건대, 예컨대, 아마, 실로, 비록, 끝으로, 듣건대, 말하자면, 이른바 …” 들을 끼워넣는다. 나아가 “에, 음, 저기, 보세요, 어떻습니까, 그렇잖습니까 여러분! …”에다 침묵이나 몸짓·눈짓들도 잘만 쓰면 말을 아끼고 성검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리고, 한편, 그래서, 따라서, 그러니, 아울러, 이에 따라, 이와 관련해 …” 따위 이음말(접속어)들도 흔히 쓴다. 문제는 잦을수록 글이 늘어지고, 괜찮은 말도 값싸게 들리게 하거나 군말로 만들 때가 많다. 듣는이나 읽는이가 불편해진다.

전날, 일노래에서 ‘메기는 소리’를 군말이라고 했다. 듣는이는 짧은 군말에도 ‘예이, 그렇지, 얼씨구 …’처럼 추임새를 준다. 연설에서도 사설이 길어서는 옳소나 손뼉치기 같은 반응을 얻기 어렵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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