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5.13 03:09

군말

조회 수 7398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군말

언어예절

음식과는 상관없이 때는 불로서, 요즘의 난방 에너지가 군불이다. 군일·군것질 따위는 일자리 늘리기 또는 큰 사업거리가 됐고, 사람따라 군살 빼는 일로 시끄러운 시절이다. 군말도 쓰임이 폭넓다. 정당한 말이 듣는이에 따라서는 군소리, 곧 불평으로 들을 때가 있다. 이때 인격·소통 문제가 불거진다. 말본에서, 제자리 아닌 데 가져다 쓴 말을 ‘군더더기’ ‘군글자’라고 한다.

“몸에 오른 열이 아직 식지가 않았다/ 도대체가 말도 안 된단 말이에요/ 그 방은 아무리 불을 때어도 따뜻하지를 않다 …”

숨을 고르고 강조하는 효과가 있어 여기서 군더더기를 짚어낼 이는 많지 않을 성싶다.

흔히 베풀어 설명할 때 “생각건대, 예컨대, 아마, 실로, 비록, 끝으로, 듣건대, 말하자면, 이른바 …” 들을 끼워넣는다. 나아가 “에, 음, 저기, 보세요, 어떻습니까, 그렇잖습니까 여러분! …”에다 침묵이나 몸짓·눈짓들도 잘만 쓰면 말을 아끼고 성검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리고, 한편, 그래서, 따라서, 그러니, 아울러, 이에 따라, 이와 관련해 …” 따위 이음말(접속어)들도 흔히 쓴다. 문제는 잦을수록 글이 늘어지고, 괜찮은 말도 값싸게 들리게 하거나 군말로 만들 때가 많다. 듣는이나 읽는이가 불편해진다.

전날, 일노래에서 ‘메기는 소리’를 군말이라고 했다. 듣는이는 짧은 군말에도 ‘예이, 그렇지, 얼씨구 …’처럼 추임새를 준다. 연설에서도 사설이 길어서는 옳소나 손뼉치기 같은 반응을 얻기 어렵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042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691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1881
3106 효시 바람의종 2007.10.08 13655
3105 떼부자 바람의종 2007.10.08 11893
3104 휘하 바람의종 2007.10.09 13590
3103 단소리/쓴소리 바람의종 2007.10.09 11754
3102 휴거 바람의종 2007.10.10 15388
3101 얼과 넋 바람의종 2007.10.10 8598
3100 희망 바람의종 2007.10.11 11287
3099 ‘부럽다’의 방언형 바람의종 2007.10.11 9516
3098 감안하다 바람의종 2007.10.12 15299
3097 새말 만들기 바람의종 2007.10.12 7853
3096 (공장)부지 바람의종 2007.10.13 7794
3095 ‘우거지붙이’ 말 바람의종 2007.10.13 10768
3094 기라성 바람의종 2007.10.14 7635
3093 쉬다와 놀다 바람의종 2007.10.14 10421
3092 납득하다 바람의종 2007.10.16 9356
3091 방언은 모국어다 바람의종 2007.10.16 8991
3090 단수 정리 바람의종 2007.10.17 16352
3089 청소년의 새말 바람의종 2007.10.17 11355
3088 대합실 바람의종 2007.10.18 8915
3087 우리 바람의종 2007.10.18 9165
3086 수순 바람의종 2007.10.19 10399
3085 분루 바람의종 2007.10.19 1122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