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30 08:08

갑작힘

조회 수 8315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갑작힘

북녘말

“큰 고기가 물렸다고 덤비면서 갑작힘을 주면 물고기는 낚시끝에 찢긴 제코를 남겨놓고 도망친다우.”(장편소설 <참대는 불에 타도>)

갑작힘은 ‘갑자기 쓰는 힘’이다. ‘갑작’은 ‘갑작스럽다’에서 확인되는데, ‘갑작’에 대한 남북의 견해가 다르다. 남녘에서는 어근으로 보고, 북녘에서는 부사로 본다. 부사 ‘갑자기’의 준말로 보는 것이다. 여기서의 어근은 자립하지 못하는 어근을 말한다. 어근을 ‘자립 어근’과 ‘비자립 어근’으로 나눌 수 있고, 여기서는 ‘비자립 어근’을 가리킨다.

북녘말에서도 용언을 꾸미는 말로 ‘갑작’을 쓰는 일은 드문 것으로 보인다. 사전에 보기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녘말에서 ‘갑작’은 주로 명사나 명사형과 결합하여 낱말을 만드는 기능을 한다. 이를 고려하면, ‘갑작’은 ‘낱말을 만드는 어근’(단어 형성 어근)일 것으로 생각된다. ‘갑작’이 결합된 말로, 갑작달리기(급출발), 갑작바람(돌풍), 갑작변이(돌연변이), 갑작부자(벼락부자), 갑작비(갑자기 내리는 비), 갑작수(갑자기 꾸며 낸 수), 갑작죽음(돌연사), 갑작출세(벼락출세) 등이 있다. 이들 낱말은 대부분 ‘다듬은 말’로, 실제 북녘말에서 정착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익숙하지는 않지만, ‘갑작’과 ‘갑자기’가 같은 뜻이라는 사실만 알면 이들 낱말을 이해하는 데 별 문제가 없다.

최근 남쪽에 ‘급인사·급유행·급칭찬’처럼 접두사 ‘급-’을 붙여 말을 만드는 걸 본다. 접두사 ‘급-’은 1음절인 낱말과 결합하거나 고유어와 결합하면 어색해지는 문제가 있으므로 ‘갑작’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008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660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1503
1390 매무시 風磬 2006.11.26 8041
1389 쪽집게, 짜깁기 바람의종 2008.10.24 8040
1388 카브라 바람의종 2009.05.12 8039
1387 한참, 한창 바람의종 2008.10.29 8039
1386 서낭당 風磬 2006.12.29 8037
1385 낙점 바람의종 2007.06.09 8033
1384 발바리 바람의종 2010.02.23 8027
1383 선보다 바람의종 2007.05.15 8024
1382 씨알머리가 없다 바람의종 2008.01.20 8022
1381 뒷간이 바람의종 2008.09.18 8021
1380 바이크 바람의종 2009.09.21 8015
1379 옥석구분 바람의종 2008.12.18 8013
1378 열쇠 바람의종 2008.01.14 8012
1377 손가락방아 바람의종 2008.06.09 8005
1376 망나니 風磬 2006.11.26 8004
1375 소태와 소도 바람의종 2008.03.27 7998
1374 플래카드 바람의종 2009.07.27 7998
1373 대체나 그렇네 잉! 바람의종 2010.01.14 7990
1372 갈가지 바람의종 2009.07.30 7989
1371 매발톱꽃 바람의종 2008.03.16 7984
1370 생잡이·생둥이 바람의종 2008.07.12 7983
1369 따 놓은 당상 바람의종 2009.03.27 797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