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30 08:08

갑작힘

조회 수 8204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갑작힘

북녘말

“큰 고기가 물렸다고 덤비면서 갑작힘을 주면 물고기는 낚시끝에 찢긴 제코를 남겨놓고 도망친다우.”(장편소설 <참대는 불에 타도>)

갑작힘은 ‘갑자기 쓰는 힘’이다. ‘갑작’은 ‘갑작스럽다’에서 확인되는데, ‘갑작’에 대한 남북의 견해가 다르다. 남녘에서는 어근으로 보고, 북녘에서는 부사로 본다. 부사 ‘갑자기’의 준말로 보는 것이다. 여기서의 어근은 자립하지 못하는 어근을 말한다. 어근을 ‘자립 어근’과 ‘비자립 어근’으로 나눌 수 있고, 여기서는 ‘비자립 어근’을 가리킨다.

북녘말에서도 용언을 꾸미는 말로 ‘갑작’을 쓰는 일은 드문 것으로 보인다. 사전에 보기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녘말에서 ‘갑작’은 주로 명사나 명사형과 결합하여 낱말을 만드는 기능을 한다. 이를 고려하면, ‘갑작’은 ‘낱말을 만드는 어근’(단어 형성 어근)일 것으로 생각된다. ‘갑작’이 결합된 말로, 갑작달리기(급출발), 갑작바람(돌풍), 갑작변이(돌연변이), 갑작부자(벼락부자), 갑작비(갑자기 내리는 비), 갑작수(갑자기 꾸며 낸 수), 갑작죽음(돌연사), 갑작출세(벼락출세) 등이 있다. 이들 낱말은 대부분 ‘다듬은 말’로, 실제 북녘말에서 정착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익숙하지는 않지만, ‘갑작’과 ‘갑자기’가 같은 뜻이라는 사실만 알면 이들 낱말을 이해하는 데 별 문제가 없다.

최근 남쪽에 ‘급인사·급유행·급칭찬’처럼 접두사 ‘급-’을 붙여 말을 만드는 걸 본다. 접두사 ‘급-’은 1음절인 낱말과 결합하거나 고유어와 결합하면 어색해지는 문제가 있으므로 ‘갑작’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94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052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520
1412 삿갓봉과 관악산 바람의종 2008.03.16 8029
1411 굿 바람의종 2008.02.17 8028
1410 ‘모라’와 마을 바람의종 2008.02.10 8025
1409 충돌, 추돌 바람의종 2008.11.12 8022
1408 사면초가 바람의종 2007.11.07 8021
1407 살피재 바람의종 2008.05.27 8020
1406 서방과 사위 바람의종 2008.04.01 8019
1405 ~에, ~에게, ~한테, ~더러 바람의종 2008.10.01 8019
1404 버들과 땅이름 바람의종 2008.04.10 8016
1403 카브라 바람의종 2009.05.12 8016
1402 발바리 바람의종 2010.02.23 8016
1401 자주꽃방망이 바람의종 2008.03.29 8012
1400 헬스 다이어트 바람의종 2009.04.14 8011
1399 옥석구분 바람의종 2008.12.18 8010
1398 뒷간이 바람의종 2008.09.18 8008
1397 불현듯이 風磬 2006.12.23 8007
1396 씨알머리가 없다 바람의종 2008.01.20 8006
1395 팔색조 바람의종 2009.10.07 8005
1394 쪽집게, 짜깁기 바람의종 2008.10.24 8003
1393 낙점 바람의종 2007.06.09 7995
1392 바이크 바람의종 2009.09.21 7987
1391 해거름, 고샅 바람의종 2008.10.11 798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