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30 08:08

갑작힘

조회 수 8382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갑작힘

북녘말

“큰 고기가 물렸다고 덤비면서 갑작힘을 주면 물고기는 낚시끝에 찢긴 제코를 남겨놓고 도망친다우.”(장편소설 <참대는 불에 타도>)

갑작힘은 ‘갑자기 쓰는 힘’이다. ‘갑작’은 ‘갑작스럽다’에서 확인되는데, ‘갑작’에 대한 남북의 견해가 다르다. 남녘에서는 어근으로 보고, 북녘에서는 부사로 본다. 부사 ‘갑자기’의 준말로 보는 것이다. 여기서의 어근은 자립하지 못하는 어근을 말한다. 어근을 ‘자립 어근’과 ‘비자립 어근’으로 나눌 수 있고, 여기서는 ‘비자립 어근’을 가리킨다.

북녘말에서도 용언을 꾸미는 말로 ‘갑작’을 쓰는 일은 드문 것으로 보인다. 사전에 보기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녘말에서 ‘갑작’은 주로 명사나 명사형과 결합하여 낱말을 만드는 기능을 한다. 이를 고려하면, ‘갑작’은 ‘낱말을 만드는 어근’(단어 형성 어근)일 것으로 생각된다. ‘갑작’이 결합된 말로, 갑작달리기(급출발), 갑작바람(돌풍), 갑작변이(돌연변이), 갑작부자(벼락부자), 갑작비(갑자기 내리는 비), 갑작수(갑자기 꾸며 낸 수), 갑작죽음(돌연사), 갑작출세(벼락출세) 등이 있다. 이들 낱말은 대부분 ‘다듬은 말’로, 실제 북녘말에서 정착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익숙하지는 않지만, ‘갑작’과 ‘갑자기’가 같은 뜻이라는 사실만 알면 이들 낱말을 이해하는 데 별 문제가 없다.

최근 남쪽에 ‘급인사·급유행·급칭찬’처럼 접두사 ‘급-’을 붙여 말을 만드는 걸 본다. 접두사 ‘급-’은 1음절인 낱말과 결합하거나 고유어와 결합하면 어색해지는 문제가 있으므로 ‘갑작’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69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936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4105
3128 희쭈그리 바람의종 2008.02.29 13969
3127 입추의 여지가 없다 바람의종 2008.01.28 13964
3126 늑장, 늦장/터뜨리다, 터트리다/가뭄, 가물 바람의종 2008.12.27 13941
3125 ~라고 / ~고 바람의종 2012.01.24 13926
3124 슬라이딩 도어 바람의종 2011.01.30 13922
3123 추호도 없다 바람의종 2010.07.26 13921
3122 앙갚음, 안갚음 바람의종 2011.11.27 13904
3121 마스카라 바람의종 2010.06.20 13903
3120 냄비 / 남비 바람의종 2010.10.14 13884
3119 소담하다, 소박하다 바람의종 2012.05.03 13881
3118 유월, 육월, 오뉴월 바람의종 2012.04.23 13873
3117 ‘대틀’과 ‘손세’ 바람의종 2010.05.28 13870
3116 꼬투리 風磬 2006.10.10 13868
3115 도꼬리 바람의종 2008.02.05 13840
3114 그런 식으로 / 그런식으로 바람의종 2012.09.25 13838
3113 승락, 승낙 바람의종 2008.12.28 13818
3112 호송 / 후송 바람의종 2010.03.06 13817
3111 놈팽이 바람의종 2010.06.08 13810
3110 훈훈하다 바람의종 2007.11.09 13797
3109 돋우다와 돋구다 바람의종 2010.03.22 13792
3108 ‘가녁’과 ‘쏘다’ 바람의종 2010.05.12 13778
3107 쌀뜬물, 쌀뜨물 바람의종 2010.07.21 1376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