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27 05:11

공암진

조회 수 7722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공암진

땅이름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고려 공민왕 때 공암진에서 평민 두 형제가 함께 길을 가다가 아우가 황금 두 덩이를 주워서 형에게 하나를 주었는데, 동생이 갑자기 남은 금을 물에 던지므로 형이 괴이하게 여겨 그 까닭을 물으니, “제가 평소 형을 우애하였는데, 금을 나누어 가진 뒤 형님을 꺼리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것은 상서롭지 못한 물건이니 강에 던지는 것이 낫겠습니다”라고 대답하므로, 형도 아우에게 받은 금을 물에 던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가 남아 있는 공암진은 지금의 서울 강서구로 옛날 이름은 제차파의현(齊次巴衣縣)이다. 이 이름에서 ‘파의’는 ‘바위’를 뜻하는 말인데, 한자를 빌려 쓸 때는 ‘파의’ 또는 ‘파혜’(波兮)로 표기하였다. <삼국사기> 지리지의 ‘별사파의’, ‘구사파의’, ‘밀파의’ 등의 땅이름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이름들은 대체로 ‘고개’를 뜻하는 ‘현’(峴)이나 ‘바위’를 뜻하는 ‘암’(巖)으로 바뀌었다.

‘바위’의 옛말은 ‘바회’다. <감산사미륵보살광배명>에는 ‘동해유반변’(東海攸反邊)이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 때의 ‘유반’도 ‘바회’다. 유(攸)는 ‘바 유’로 ‘소’(所)와 같은 뜻이며, 외(外)는 한자의 음을 표기한 것이다. ‘마음’을 ‘심음’(心音), ‘가을’을 ‘추찰’(秋察)로 표기하듯이, 한자를 빌려 우리말 단어를 표기할 때 뜻을 중심으로 하고 음을 덧붙이는 원리를 따른 것이다.

사람의 심성이 땅을 닮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강산이 변하여 공암진의 바위와 형제투금 전설을 다시 찾는 일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91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150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6476
1192 애저녁에 / 애초에 바람의종 2012.08.16 14998
1191 애정하다, 예쁜 말은 없다 風文 2022.07.28 1323
1190 액면 그대로 바람의종 2008.01.25 6961
1189 앳띠다 바람의종 2010.08.07 13686
1188 야단법석 바람의종 2007.12.15 6530
1187 야단법석, 난리 법석, 요란 법석 바람의종 2012.06.11 18781
1186 야단벼락/혼벼락 바람의종 2007.11.04 8325
1185 야마, 땡깡, 무데뽀 바람의종 2009.07.16 10057
1184 야민정음 風文 2022.01.21 1338
1183 야반도주, 동병상련 바람의종 2008.07.10 8266
1182 야지 바람의종 2008.02.17 6887
1181 야채 / 채소 바람의종 2009.09.01 6751
1180 야코가 죽다 바람의종 2008.02.27 11056
1179 야트막하다, 낮으막하다, 나지막하다 바람의종 2009.03.30 11884
1178 야합 바람의종 2007.08.01 7568
1177 약방에 감초 바람의종 2008.01.25 8211
1176 얇다, 가늘다 바람의종 2009.08.06 14389
1175 바람의종 2008.11.22 6107
1174 양동작전 바람의종 2008.09.20 7799
1173 양반 바람의종 2007.08.01 7446
1172 양방향 / 쌍방향 바람의종 2010.03.23 10341
1171 양수겹장 / 양수겸장 바람의종 2012.07.25 3063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