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25 03:07

설둥하다

조회 수 6962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설둥하다

“오지두 말아요. 매번 와서는 공연히 마음만 설둥하게 맹글어 놓고 가시면서 ….” (장편소설 <지리산>)

‘맹글다’는 ‘만들다’다. ‘설둥하다’는 어떤 뜻일까? 문맥으로는 ‘설레다’ 정도로 이해되는데 ‘설레다’와 ‘설둥하다’는 어떻게 다를까?

‘설둥하다’는 “얼굴을 본 둥 만 둥 그냥 지나간다”에 쓰인 ‘둥’이 결합된 것으로 보인다. ‘둥’은 ‘어떠한 것 같다’의 뜻이다. ‘둥’이 결합된 말로는 ‘미끈둥하다·매끈둥하다·부둥하다’, 북녘말 ‘실둥하다’ 등이 있다. 실둥하다는 ‘조금 마음에 들지 아니한 듯하다’는 뜻으로 ‘싫다’와 관련이 있다.

‘설둥하다’의 나머지 뜻은 ‘설다’에서 온다. ‘설다’는 ‘밥이 설다’처럼 ‘제대로 익지 않다’, ‘잠이 설다’처럼 ‘(잠이) 넉넉하지 않거나 깊이 들지 않다’, ‘귀에 설다’처럼 ‘익숙하지 않다’ 등으로 쓰인다. 각 의미를 뭉뚱그리면, ‘제대로 되지 않고 모자라는 상황’이라 하겠다. <조선말대사전>에는 ‘글이 설다’처럼 ‘미숙하다’, ‘말이 설다’처럼 ‘이치에 맞지 않다’, ‘사람이 설다’처럼 ‘수양이 모자라다’ 등의 뜻이 더 있는데, 역시 ‘무언가 모자라는 상황’에 포함할 수 있겠다.

‘설둥하다’는 ‘설다’와 ‘둥’이 결합했으므로, ‘제대로 되지 않고 무언가 모자라는 듯하다’ 정도의 뜻으로 볼 수 있겠다. ‘마음을 설둥하게 만들다’는 마음을 전하기는 하는데 무언가 어설프고 부족하게 전달되어 모자란 듯하게 만드는 것이므로, 결국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것이라 하겠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486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133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6486
1916 대장금①/능금 바람의종 2008.05.22 8216
1915 뽀록나다 바람의종 2009.03.17 8222
1914 웃긴, 웃기는 바람의종 2009.03.23 8222
1913 곁불, 겻불 바람의종 2008.10.24 8227
1912 호구 바람의종 2007.09.28 8228
1911 간지 바람의종 2009.03.03 8231
1910 거짓말 바람의종 2009.09.06 8231
1909 좋게 말하기 바람의종 2008.06.12 8236
1908 당신은 누구시길래 바람의종 2008.09.24 8240
1907 야반도주, 동병상련 바람의종 2008.07.10 8242
1906 아파트이름 바람의종 2009.07.26 8242
1905 영부인 바람의종 2009.12.14 8244
1904 개밥바라기 바람의종 2010.01.15 8244
1903 쓰이다, 쓰여, 씐 바람의종 2010.02.06 8244
1902 오스트로네시아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22 8248
1901 숫자의 속음들 바람의종 2010.08.06 8248
1900 영부인 바람의종 2008.12.08 8248
1899 방짜 유기 바람의종 2009.03.04 8249
1898 ~다오, ~주라 바람의종 2011.12.05 8250
1897 해오라기난초 바람의종 2008.04.05 8252
1896 마누라 風磬 2006.11.26 8252
1895 저어새 바람의종 2009.09.24 825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