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25 03:07

설둥하다

조회 수 6874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설둥하다

“오지두 말아요. 매번 와서는 공연히 마음만 설둥하게 맹글어 놓고 가시면서 ….” (장편소설 <지리산>)

‘맹글다’는 ‘만들다’다. ‘설둥하다’는 어떤 뜻일까? 문맥으로는 ‘설레다’ 정도로 이해되는데 ‘설레다’와 ‘설둥하다’는 어떻게 다를까?

‘설둥하다’는 “얼굴을 본 둥 만 둥 그냥 지나간다”에 쓰인 ‘둥’이 결합된 것으로 보인다. ‘둥’은 ‘어떠한 것 같다’의 뜻이다. ‘둥’이 결합된 말로는 ‘미끈둥하다·매끈둥하다·부둥하다’, 북녘말 ‘실둥하다’ 등이 있다. 실둥하다는 ‘조금 마음에 들지 아니한 듯하다’는 뜻으로 ‘싫다’와 관련이 있다.

‘설둥하다’의 나머지 뜻은 ‘설다’에서 온다. ‘설다’는 ‘밥이 설다’처럼 ‘제대로 익지 않다’, ‘잠이 설다’처럼 ‘(잠이) 넉넉하지 않거나 깊이 들지 않다’, ‘귀에 설다’처럼 ‘익숙하지 않다’ 등으로 쓰인다. 각 의미를 뭉뚱그리면, ‘제대로 되지 않고 모자라는 상황’이라 하겠다. <조선말대사전>에는 ‘글이 설다’처럼 ‘미숙하다’, ‘말이 설다’처럼 ‘이치에 맞지 않다’, ‘사람이 설다’처럼 ‘수양이 모자라다’ 등의 뜻이 더 있는데, 역시 ‘무언가 모자라는 상황’에 포함할 수 있겠다.

‘설둥하다’는 ‘설다’와 ‘둥’이 결합했으므로, ‘제대로 되지 않고 무언가 모자라는 듯하다’ 정도의 뜻으로 볼 수 있겠다. ‘마음을 설둥하게 만들다’는 마음을 전하기는 하는데 무언가 어설프고 부족하게 전달되어 모자란 듯하게 만드는 것이므로, 결국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것이라 하겠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69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24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141
3124 팔자 바람의종 2007.09.08 8747
3123 폐하 바람의종 2007.09.09 9785
3122 푼수 바람의종 2007.09.10 11355
3121 한량 바람의종 2007.09.12 8257
3120 한성 바람의종 2007.09.18 10975
3119 한약 한 제 바람의종 2007.09.19 10879
3118 합하 바람의종 2007.09.20 8147
3117 행각 바람의종 2007.09.21 8034
3116 바람의종 2007.09.22 8877
3115 ‘김치’와 ‘지’ 바람의종 2007.09.22 6814
3114 형극 바람의종 2007.09.23 12204
3113 기다 아니다 바람의종 2007.09.23 14504
3112 호구 바람의종 2007.09.26 11137
3111 언어의 가짓수 바람의종 2007.09.26 12423
3110 호구 바람의종 2007.09.28 8146
3109 상일꾼·큰머슴 바람의종 2007.09.28 12251
3108 호남 바람의종 2007.09.29 8813
3107 ‘기쁘다’와 ‘즐겁다’ 바람의종 2007.09.29 11911
3106 홍일점 바람의종 2007.10.05 10613
3105 고려에 넣어? 바람의종 2007.10.05 7978
3104 환갑 바람의종 2007.10.06 18078
3103 언어 분류 바람의종 2007.10.06 1293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