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24 06:21

위례성과 아리수

조회 수 8744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위례성과 아리수

백제시대 서울은 ‘위례성’이라 불렸다. <삼국사기> 백제 본기에서는 온조 임금이 하남 위례성에 도읍을 정했다는 기록이 나오며, ‘위례’는 때로 ‘욱리’(郁里), ‘아리’(阿利)로 불렸다. 이로부터 한강이 ‘욱리’ 또는 ‘아리’로 불리기도 하였다.

양주동은 <고가연구>에서 ‘아리’, ‘욱리’를 ‘하늘’의 고어인 ‘한 ㅂ·ㄹ’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우리말에서 ‘ㅂ’은 입술가벼운소리[ㅸ]를 거쳐 탈락하는 경우가 많으니 ‘한ㅂ·ㄹ’이 ‘한ㅇ·ㄹ’ 곧 ‘하늘’로 변화하는 과정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하늘’의 ‘한’은 ‘큰 것’을 뜻하는 말로 한강의 ‘한’도 그 뜻이 같다.

‘아리’가 ‘ㅂ·ㄹ’에서 비롯된 말이었을 가능성은 고구려의 수도인 국내성의 다른 이름에서도 확인된다.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국내성의 다른 이름으로 ‘위나암성’ 또는 ‘불이성’이 있었음을 기록하고 있는데, ‘불이’는 ‘ㅂ·ㄹ’을 소리대로 표기한 것이며, ‘위나암’은 ‘위례’와 같은 꼴의 말이다. ‘ㅂ·ㄹ’은 ‘ㅇ·ㄹ’ 을 거쳐 ‘아리’, ‘위례’, ‘어리’, ‘오리’ 등의 다양한 땅이름으로 남는다. 호태왕비의 ‘어리성, 오리성, 야리성’이나 황해 봉산의 ‘오리포’, 그리고 ‘압록강’ 등도 이 말과 관련이 있다. ‘어리성’이나 ‘오리포’, ‘압록강’ 등이 ‘아리’에 한자말 ‘성’, ‘포’, ‘강’ 등이 붙은 말임을 고려한다면, ‘아리수’는 ‘아리’에 물을 뜻하는 ‘수’가 붙은 말임을 짐작할 수 있다.

‘아리수’가 서울의 수돗물 이름으로 되살아 난 것도 재미있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603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257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7645
1764 호함지다 바람의종 2012.09.19 8566
1763 부락, 마을, 동네 바람의종 2010.05.10 8567
1762 결단, 결딴 바람의종 2008.09.26 8569
1761 삼수갑산을 가다 바람의종 2008.01.16 8570
1760 물럿거라, 엊저녁, 옜소, 밭사돈 바람의종 2008.11.29 8570
1759 귀향객, 귀성객 바람의종 2012.09.26 8573
1758 점심 바람의종 2010.08.17 8574
1757 과 / 와 바람의종 2010.08.27 8575
1756 시도하다 바람의종 2012.07.23 8575
1755 한글 바람의종 2010.07.19 8577
1754 귀감 바람의종 2007.06.06 8577
1753 딤섬 바람의종 2010.01.15 8584
1752 외동이, 외둥이 바람의종 2009.05.09 8584
1751 예천과 물맛 바람의종 2008.01.14 8586
1750 어미 ‘-우’ 바람의종 2010.07.30 8588
1749 덩쿨/넝쿨, 쇠고기/소고기 바람의종 2008.08.28 8588
1748 겁나 바람의종 2009.07.31 8589
1747 복합어와 띄어쓰기 2 바람의종 2009.03.29 8589
1746 자화자찬 바람의종 2007.12.18 8592
1745 말세 바람의종 2007.07.01 8594
1744 깡총깡총 / 부조 바람의종 2009.08.27 8595
1743 나들이 바람의종 2008.04.20 859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