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23 20:29

가히·논개②

조회 수 10034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히·논개②

연산주 때 왕의 남자에 견줄 광해주 때 왕의 여자, 介屎(개시)가 있었다. 기록을 보면 선조를 독살한 여인으로, 또 광해주의 사랑을 받고 나랏일도 주무른 이로 나타나는데, 시대상으로 보아 두 사람일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광해주가 아비를 독살하고 왕이 됐다는 주장은 인조반정에서 내세운 큰 명분이었다고 한다.

한자 屎는 ‘똥 시’로 읽히니 介屎(개시)를 개똥이라고 부르는 때도 많다. 그러나 이때 사정을 적은 <계축일기>에는 개시도 개똥이도 아닌 ‘가히’로 적혀 있다. <동국신속삼강행실>에서는 ‘가히’를 加屎(가시)로도 적는다. <훈몽자회>에서도 히읗을 屎로 적는 것을 보면 屎(시)는 ‘히’를 적는 것으로 이미 굳었던 것 같다. 사람이름에 ‘돌히·나히·막돌히·쇼히·일히·차돌히’ 따위가 있는데, 이름을 적을 때는 한결같이 屎를 끌어다 ‘乭屎/突屎·乃屎·莫乭屎·牛屎·一屎·次乭屎’ 따위로 적었다. 사람이름 ‘그티/귿티’는 末叱致(말질치)/唜致로 적는데, 末叱屎/唜屎(귿히)로 적은 기록도 보인다.

‘가히’는 사람이라는 뜻과 집에서 키우는 개라는 뜻이 함께 있었다. 중세 말 아므가히(某人)는 요즘의 아무개, 방언의 아무거시에 해당한다. 중세 말에서 사람이라는 뜻의 ‘가히’를 보면 비슷한 이름접미사인 ‘-가/가이/개’도 같은 뜻을 지닌 것으로 생각된다. 남자와 여자의 이름인 논개는 ‘논 사람’(沓人)이란 뜻을 지녔다. ‘-가히’가 더해진 사내이름에 ‘강가히·날가히·언가히·은가히·큰가히’ 따위가 있고, 계집이름에는 ‘가진가히·막가히·맵가히·봄가히·분가히·슌가히·운가히·진가히’ 따위가 있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416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078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501
2050 디기 해깝지라! 바람의종 2010.04.25 9567
2049 구비구비, 메꾸다 바람의종 2008.11.24 9565
2048 뫼시어라 바람의종 2010.10.04 9565
2047 잡동사니 바람의종 2007.03.22 9562
2046 ‘암(수)캐’가 ‘암(수)개’로 바람의종 2010.01.22 9560
2045 종교 바람의종 2009.09.22 9557
2044 주격조사 바람의종 2010.07.21 9557
2043 투성이 바람의종 2010.08.27 9553
2042 집중호우 -> 장대비 바람의종 2012.06.22 9552
2041 디카, 필카, 셀카 바람의종 2010.02.22 9550
2040 수컷을 나타내는 접두사 ‘수-’ 바람의종 2010.05.30 9549
2039 알맹이, 알갱이 바람의종 2010.04.27 9548
2038 미주알고주알 밑두리콧두리 바람의종 2010.01.22 9546
2037 구별과 구분 바람의종 2010.11.02 9545
2036 하여, 하였다 바람의종 2010.01.28 9540
2035 꿍치다 바람의종 2007.12.14 9539
2034 "뿐"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8.11.03 9533
2033 쌍둥밤 / 쌍동밤 바람의종 2011.11.11 9531
2032 막역/막연, 모사/묘사 바람의종 2008.06.13 9529
2031 라면 바람의종 2010.05.10 9528
2030 중화사상 바람의종 2007.12.21 9527
2029 간지럽히다 바람의종 2009.02.12 952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