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23 20:29

가히·논개②

조회 수 9485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히·논개②

연산주 때 왕의 남자에 견줄 광해주 때 왕의 여자, 介屎(개시)가 있었다. 기록을 보면 선조를 독살한 여인으로, 또 광해주의 사랑을 받고 나랏일도 주무른 이로 나타나는데, 시대상으로 보아 두 사람일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광해주가 아비를 독살하고 왕이 됐다는 주장은 인조반정에서 내세운 큰 명분이었다고 한다.

한자 屎는 ‘똥 시’로 읽히니 介屎(개시)를 개똥이라고 부르는 때도 많다. 그러나 이때 사정을 적은 <계축일기>에는 개시도 개똥이도 아닌 ‘가히’로 적혀 있다. <동국신속삼강행실>에서는 ‘가히’를 加屎(가시)로도 적는다. <훈몽자회>에서도 히읗을 屎로 적는 것을 보면 屎(시)는 ‘히’를 적는 것으로 이미 굳었던 것 같다. 사람이름에 ‘돌히·나히·막돌히·쇼히·일히·차돌히’ 따위가 있는데, 이름을 적을 때는 한결같이 屎를 끌어다 ‘乭屎/突屎·乃屎·莫乭屎·牛屎·一屎·次乭屎’ 따위로 적었다. 사람이름 ‘그티/귿티’는 末叱致(말질치)/唜致로 적는데, 末叱屎/唜屎(귿히)로 적은 기록도 보인다.

‘가히’는 사람이라는 뜻과 집에서 키우는 개라는 뜻이 함께 있었다. 중세 말 아므가히(某人)는 요즘의 아무개, 방언의 아무거시에 해당한다. 중세 말에서 사람이라는 뜻의 ‘가히’를 보면 비슷한 이름접미사인 ‘-가/가이/개’도 같은 뜻을 지닌 것으로 생각된다. 남자와 여자의 이름인 논개는 ‘논 사람’(沓人)이란 뜻을 지녔다. ‘-가히’가 더해진 사내이름에 ‘강가히·날가히·언가히·은가히·큰가히’ 따위가 있고, 계집이름에는 ‘가진가히·막가히·맵가히·봄가히·분가히·슌가히·운가히·진가히’ 따위가 있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64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21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097
3124 자백과 고백 風文 2022.01.12 928
3123 오염된 소통 風文 2022.01.12 1009
3122 공화 정신 風文 2022.01.11 1199
3121 띄어쓰기 특례 風文 2022.01.11 1352
3120 올바른 명칭 風文 2022.01.09 809
3119 한자를 몰라도 風文 2022.01.09 1076
3118 일고의 가치 風文 2022.01.07 836
3117 할 말과 못할 말 風文 2022.01.07 1036
3116 공적인 말하기 風文 2021.12.01 1095
3115 더(the) 한국말 風文 2021.12.01 894
3114 지명의 의의 風文 2021.11.15 1180
3113 유신의 추억 風文 2021.11.15 964
3112 주어 없는 말 風文 2021.11.10 888
3111 국민께 감사를 風文 2021.11.10 1040
3110 방언의 힘 風文 2021.11.02 1153
3109 평등을 향하여 風文 2021.11.02 1232
3108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선한 기업이 성공한다 風文 2021.10.31 796
3107 외부인과 내부인 風文 2021.10.31 1172
3106 개헌을 한다면 風文 2021.10.31 824
3105 소통과 삐딱함 風文 2021.10.30 876
3104 말의 미혹 風文 2021.10.30 995
3103 난민과 탈북자 風文 2021.10.28 96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