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갔더니 ….”(서정주·선운사 동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최영미·선운사에서)이라고 동백꽃을 노래했지만, 지금 선운사에는 ‘꽃무릇’이 불타고 있다.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장성 백양사 쪽도 한창이다.
‘꽃무릇’은 ‘꽃+무릇’으로 된 말인데, ‘무릇’의 뜻을 가늠하기 어렵다. 어떤 이는 무리지어 피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고도 하는데, 무리지어 피는 꽃이 어디 한둘이랴. 오히려 ‘무릇하다: 좀 무른 듯하다’는 뜻과 관련지을 수 있을 듯한데, ‘밥을 무릇하게 짓는다’고도 한다. 무릇을 ‘물고리/ 물구’라고 일컫기도 한다. 그런데 무릇은 무르지 않아 꽃대로 조리를 만들기도 했던 것을 보면, 반그늘 습지에서 자라는 점을 반영한 이름이 아닐까 싶다.
한자 이름은 ‘석산’(石蒜)이다. 흔히 ‘상사화’(相思花)와 혼동하는데, 같은 수선화과지만, 꽃무릇은 9~10월에 피고, 상사화는 6~7월에 피고 키도 크다.
후제 어느 시인이 읊을 멋들어진 꽃무릇 노래를 기대해 본다. 꽃말이 ‘슬픈 추억’이라니 불타는 쓰린 사랑의 노래가 나올 법도 하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7173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3679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8561 |
2886 | 샘골과 시암실 | 바람의종 | 2008.06.12 | 5982 |
2885 | 여성 | 바람의종 | 2009.07.06 | 5990 |
2884 | 사변 | 바람의종 | 2008.05.11 | 5995 |
2883 | 나이 | 바람의종 | 2009.06.01 | 6000 |
2882 | 미망인 | 바람의종 | 2008.11.01 | 6008 |
2881 | 무더위 | 바람의종 | 2009.08.29 | 6009 |
2880 | 망년회(忘年會) | 바람의종 | 2009.05.30 | 6014 |
2879 | 나아질른지 | 바람의종 | 2008.11.01 | 6016 |
2878 | 모르지비! | 바람의종 | 2009.03.23 | 6018 |
2877 | '여부' 의 사용을 줄이자(下) | 바람의종 | 2008.06.23 | 6024 |
2876 | 악발이 | 바람의종 | 2009.05.25 | 6025 |
2875 | 미라 | 바람의종 | 2009.10.07 | 6034 |
2874 | 안성마춤 | 바람의종 | 2008.10.23 | 6038 |
2873 | 나수 좀 드소! | 바람의종 | 2009.07.28 | 6044 |
2872 | 얼레지 | 바람의종 | 2008.06.08 | 6045 |
2871 | 대범한 도둑 | 바람의종 | 2009.07.16 | 6051 |
2870 | 수달 | 바람의종 | 2009.09.22 | 6054 |
2869 | 값과 삯 | 바람의종 | 2007.12.26 | 6059 |
2868 | 계륵 | 바람의종 | 2007.06.02 | 6061 |
2867 | 며느리밥풀 | 바람의종 | 2008.01.19 | 6065 |
2866 | 청사 | 바람의종 | 2007.08.24 | 6069 |
2865 | 먹거리, 먹을거리 | 바람의종 | 2008.11.16 | 60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