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133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고마미지’와 ‘강진’

‘고마미지’(古馬彌知)는 전남 강진의 옛 이름이다. <난중일기>에 나타나는 ‘구미’가 ‘곶’과 같은 의미를 지녔음을 밝힌 바 있듯이, ‘고마미지’는 ‘구미’의 어원에 해당하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고마미지’ 이외에도 ‘송미지’(松彌知), ‘무동미지’(武冬彌知)가 더 나타난다. 최남선이 서문을 쓴 <동경통지>(東京通志)>에, ‘미지’는 바다의 물굽이가 처진 읍(灣邑)을 일컫는다고 하였다. ‘송미지’는 지금의 전북 고창이며, ‘무동미지’는 비안 북부(庇安北部·전북 군산)인데 ‘단밀현’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또한 고려 공양왕 때 지금의 경남 통영을 ‘고성’이라 부른 적이 있다. 이 고성의 옛이름이 ‘고자미동’(古資彌冬)이다. ‘미지’의 옛 발음이 ‘미디’였음을 고려한다면, ‘미디’와 ‘미동’은 중국 한자음을 표기하는 과정에서 달라진 형태의 말임이 틀림없다. ‘미지’는 간혹 ‘미치’로 읽히기도 하였다. <동경통지>에서는 ‘고자미동’의 ‘고자’는 ‘구지’로 바뀔 수 있으며, ‘구지’는 ‘반도’(半島)의 뜻을 갖는다고 풀이하였다.

이를 고려할 때 ‘구지’, ‘구미’, ‘미지’, ‘미치’ 등은 모두 중국 한자음이 전래되는 과정에서 우리의 토박이말 ‘곶’을 다양하게 표기한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전혀 무관해 보이는 말들이 어원적으로 깊은 관련이 있음을 땅이름에서 찾아낼 수 있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02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58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560
3282 찧다 / 빻다 바람의종 2010.07.30 16535
3281 모리배 바람의종 2007.07.02 16510
3280 "못"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3.25 16485
3279 고바위, 만땅, 후까시, 엥꼬, 빠꾸, 오라이, 기스 바람의종 2008.12.06 16469
3278 포클레인, 굴삭기 / 굴착기, 삽차 바람의종 2010.05.31 16452
3277 살아 진천 죽어 용인 바람의종 2008.01.15 16443
3276 맞고요, 맞구요 風磬 2006.09.09 16431
3275 조조할인 바람의종 2010.08.17 16313
3274 안전성 / 안정성 바람의종 2012.09.24 16272
3273 단수 정리 바람의종 2007.10.17 16262
3272 쟁이와 장이 바람의종 2010.03.24 16258
3271 외래어 받침 표기법 바람의종 2012.05.07 16257
3270 차지다 , 찰지다 바람의종 2012.09.04 16163
3269 흉칙하다 바람의종 2009.02.02 16124
3268 개차반 風磬 2006.09.14 16092
3267 단도리 바람의종 2008.02.04 16034
3266 우리말 속의 일본말 찌꺼기들 風磬 2006.09.07 16018
3265 흡연을 삼가 주십시오 바람의종 2008.03.08 16014
3264 한풀 꺾이다 바람의종 2008.02.01 16004
3263 팔염치, 파렴치 / 몰염치, 염치, 렴치 바람의종 2012.10.02 16001
3262 개개다(개기다) 風磬 2006.09.13 15999
3261 겻불 風磬 2006.09.14 1598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