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08 14:16
‘고마미지’와 ‘강진’
조회 수 8133 추천 수 9 댓글 0
‘고마미지’와 ‘강진’
‘고마미지’(古馬彌知)는 전남 강진의 옛 이름이다. <난중일기>에 나타나는 ‘구미’가 ‘곶’과 같은 의미를 지녔음을 밝힌 바 있듯이, ‘고마미지’는 ‘구미’의 어원에 해당하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고마미지’ 이외에도 ‘송미지’(松彌知), ‘무동미지’(武冬彌知)가 더 나타난다. 최남선이 서문을 쓴 <동경통지>(東京通志)>에, ‘미지’는 바다의 물굽이가 처진 읍(灣邑)을 일컫는다고 하였다. ‘송미지’는 지금의 전북 고창이며, ‘무동미지’는 비안 북부(庇安北部·전북 군산)인데 ‘단밀현’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또한 고려 공양왕 때 지금의 경남 통영을 ‘고성’이라 부른 적이 있다. 이 고성의 옛이름이 ‘고자미동’(古資彌冬)이다. ‘미지’의 옛 발음이 ‘미디’였음을 고려한다면, ‘미디’와 ‘미동’은 중국 한자음을 표기하는 과정에서 달라진 형태의 말임이 틀림없다. ‘미지’는 간혹 ‘미치’로 읽히기도 하였다. <동경통지>에서는 ‘고자미동’의 ‘고자’는 ‘구지’로 바뀔 수 있으며, ‘구지’는 ‘반도’(半島)의 뜻을 갖는다고 풀이하였다.
이를 고려할 때 ‘구지’, ‘구미’, ‘미지’, ‘미치’ 등은 모두 중국 한자음이 전래되는 과정에서 우리의 토박이말 ‘곶’을 다양하게 표기한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전혀 무관해 보이는 말들이 어원적으로 깊은 관련이 있음을 땅이름에서 찾아낼 수 있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0029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6580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1560 |
3282 | 찧다 / 빻다 | 바람의종 | 2010.07.30 | 16535 |
3281 | 모리배 | 바람의종 | 2007.07.02 | 16510 |
3280 | "못"의 띄어쓰기 | 바람의종 | 2009.03.25 | 16485 |
3279 | 고바위, 만땅, 후까시, 엥꼬, 빠꾸, 오라이, 기스 | 바람의종 | 2008.12.06 | 16469 |
3278 | 포클레인, 굴삭기 / 굴착기, 삽차 | 바람의종 | 2010.05.31 | 16452 |
3277 | 살아 진천 죽어 용인 | 바람의종 | 2008.01.15 | 16443 |
3276 | 맞고요, 맞구요 | 風磬 | 2006.09.09 | 16431 |
3275 | 조조할인 | 바람의종 | 2010.08.17 | 16313 |
3274 | 안전성 / 안정성 | 바람의종 | 2012.09.24 | 16272 |
3273 | 단수 정리 | 바람의종 | 2007.10.17 | 16262 |
3272 | 쟁이와 장이 | 바람의종 | 2010.03.24 | 16258 |
3271 | 외래어 받침 표기법 | 바람의종 | 2012.05.07 | 16257 |
3270 | 차지다 , 찰지다 | 바람의종 | 2012.09.04 | 16163 |
3269 | 흉칙하다 | 바람의종 | 2009.02.02 | 16124 |
3268 | 개차반 | 風磬 | 2006.09.14 | 16092 |
3267 | 단도리 | 바람의종 | 2008.02.04 | 16034 |
3266 | 우리말 속의 일본말 찌꺼기들 | 風磬 | 2006.09.07 | 16018 |
3265 | 흡연을 삼가 주십시오 | 바람의종 | 2008.03.08 | 16014 |
3264 | 한풀 꺾이다 | 바람의종 | 2008.02.01 | 16004 |
3263 | 팔염치, 파렴치 / 몰염치, 염치, 렴치 | 바람의종 | 2012.10.02 | 16001 |
3262 | 개개다(개기다) | 風磬 | 2006.09.13 | 15999 |
3261 | 겻불 | 風磬 | 2006.09.14 | 159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