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05 10:37

한내와 가린내

조회 수 9379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내와 가린내

<열녀춘향수절가>에는 암행어사 이몽룡이 전라도 초읍인 여산에서 일행을 세 갈래로 나누어 떠나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한 갈래는 진산·금산·무주·용담·진안·장수·운봉·구례로 돌아드는 서리패들의 전라 좌도고, 또 한 갈래는 용안·함열·임피·옥구·김제·만경·고부·부안·흥덕·고창·장성 등을 거치는 중방 역졸패의 우도다. 그리고 한 패는 종사들로 익산·금구·태인·정읍·순창·옥과·광주·나주·창평 등지를 거치도록 하였다. 자신은 헌 파립과 망건을 의뭉하게 차리고 삼례를 거쳐 완산 팔경을 구경하며 남원으로 내려간다.

그런데 암행어사가 거쳐 간 땅이름 가운데 “한내 쥬엽졩이, 가린내 싱금졍, 숩졍이, 공북누”가 있다. 얼핏 보기에는 쥬엽졩이, 싱금졍, 숩졍이도 땅이름처럼 보이나 이들은 ‘공북누’와 함께 정자이거나 누각임이 틀림없다. 흥미로운 것은 여기 나오는 ‘한내’와 ‘가린내’다. ‘한내’는 ‘크다’의 뜻을 지닌 ‘한’에 ‘내’가 붙은 말로 ‘대천’에 해당한다. 지금의 대천은 충남 보령이므로 춘향가에 나오는 대천과는 관련이 없다. 달리 말해 ‘큰 내’를 뜻하는 ‘한내’도 보편적으로 널리 쓰인 땅이름이다.

‘가린내’는 ‘한내’와는 대립적인 뜻을 갖는 말이다. 이 말은 ‘가늘다’의 다른 형태인 ‘가ㄹ.다’(‘가루’의 어원)에 ‘내’가 붙은 말이다. 곧 ‘가는내’ 또는 ‘가ㄹ.ㄴ내’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런 뜻의 ‘가린내’는 제주도 한림읍 금악리에도 있다. 비슷한 형태로 좁고 가는 골짜기를 뜻하는 ‘가는골’도 산골 마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54237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15758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17Feb
    by 바람의종
    2008/02/17 by 바람의종
    Views 9108 

    호태왕비

  5. No Image 19Jul
    by 바람의종
    2007/07/19 by 바람의종
    Views 9108 

    사주

  6. 파리지옥풀

  7. No Image 11Dec
    by 바람의종
    2008/12/11 by 바람의종
    Views 9105 

    가마귀

  8. No Image 15May
    by 바람의종
    2009/05/15 by 바람의종
    Views 9104 

    거슴츠레, 거슴푸레, 어슴푸레

  9. No Image 06Aug
    by 바람의종
    2010/08/06 by 바람의종
    Views 9103 

    접수하다

  10. No Image 19Aug
    by 바람의종
    2010/08/19 by 바람의종
    Views 9103 

    눈부처

  11. No Image 17Jun
    by 바람의종
    2008/06/17 by 바람의종
    Views 9101 

    손돌과 착량

  12. No Image 13Aug
    by 바람의종
    2008/08/13 by 바람의종
    Views 9100 

    노름, 놀음

  13. No Image 25Nov
    by 바람의종
    2010/11/25 by 바람의종
    Views 9100 

    안전문, 스크린 도어

  14. No Image 02Feb
    by 바람의종
    2008/02/02 by 바람의종
    Views 9099 

    깡통

  15. No Image 20Sep
    by 바람의종
    2012/09/20 by 바람의종
    Views 9099 

    눈이 많이 왔대/데

  16. No Image 11Feb
    by 바람의종
    2008/02/11 by 바람의종
    Views 9097 

    패랭이꽃

  17. No Image 11May
    by 바람의종
    2010/05/11 by 바람의종
    Views 9095 

    부엌,주방,취사장

  18. No Image 14Mar
    by 바람의종
    2008/03/14 by 바람의종
    Views 9090 

    일본식 용어 - ㅊ

  19. No Image 04Jun
    by 바람의종
    2007/06/04 by 바람의종
    Views 9088 

    구축함

  20. No Image 13May
    by 바람의종
    2010/05/13 by 바람의종
    Views 9082 

    늑장

  21. No Image 12May
    by 바람의종
    2010/05/12 by 바람의종
    Views 9071 

    캐러멜, 캬라멜

  22. No Image 14Aug
    by 바람의종
    2010/08/14 by 바람의종
    Views 9069 

    -스럽다

  23. No Image 06Sep
    by 바람의종
    2008/09/06 by 바람의종
    Views 9069 

    첫째, 첫 번째

  24. No Image 14Nov
    by 바람의종
    2011/11/14 by 바람의종
    Views 9064 

    엄한 사람 잡는다

  25. No Image 29Jul
    by 바람의종
    2009/07/29 by 바람의종
    Views 9063 

    사체, 시체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