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30 04:23

방조하다

조회 수 7262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방조하다

“선장의 사업을 방조하며 배의 항행 보장을 맡아 수행하는 기술자격을 가진 일군.”(조선말대사전)

여기서 설명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항해사’다. “항해사가 선장의 사업을 방조한다”고 하면, ‘선장이 나쁜 일을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방조(幇助)는 ‘도울 방’, ‘도울 조’이므로 ‘돕는다’는 뜻이지만, 남녘에서는 ‘나쁜 일을 돕는 상황’에 ‘방조하다’를 쓴다. 북녘에서는 부정적인 뜻 없이 한자 뜻 그대로 쓴다.

‘방조하다’에서 차이가 생긴 것은 남녘의 쓰임 변화 때문인데, 그 시기는 1950년대로 보인다. 50년에 나온 <큰사전>(한글학회) 풀이와 61년에 나온 <국어대사전>(민중서관)의 풀이에 차이가 난다. <국어대사전>에서는 ‘방조’를 ‘어떠한 일을 거들어서 도와줌. 흔히 나쁜 일의 뒤를 돕는 경우에 씀’이라고 풀이하였다. 이후 남녘의 각종 국어사전에서 ‘나쁜 일과 관련이 있다’는 풀이는 하지 않았지만, 그 예문에서 부정적인 쓰임을 보여주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긍정적인 쓰임이 없다고 보았다.

‘방조하다’가 부정적인 일에 쓰이게 된 연유는 무엇일까? 법률 영향으로 보인다. ‘남의 범죄 수행에 편의를 주는 모든 행위’(형법)란 뜻이 국어사전 풀이에 적용됨으로써 널리 쓰이게 되고, 낱말 쓰임이 바뀌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방조’(傍助)는 ‘곁에서 도와줌’의 뜻이다. 북녘에서는 ‘방조’(傍助)를 쓰지 않는데, ‘방조’(幇助)가 본디 뜻을 유지하면서 이를 대신하는 것 같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671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328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316
290 밸과 마음 바람의종 2008.04.09 8293
289 일터 말 바람의종 2008.04.08 9423
288 ‘고마미지’와 ‘강진’ 바람의종 2008.04.08 8051
287 산오이풀 바람의종 2008.04.07 7014
286 안겨오다 바람의종 2008.04.06 7210
285 이름 부르기 바람의종 2008.04.06 7257
284 해오라기난초 바람의종 2008.04.05 8274
283 한내와 가린내 바람의종 2008.04.05 9204
282 거꿀반명제 바람의종 2008.04.04 6089
281 선과 청혼 바람의종 2008.04.03 6537
280 무너미·목넘이 바람의종 2008.04.03 6674
279 맥문동 바람의종 2008.04.02 6316
278 마라초 바람의종 2008.04.01 6166
277 서방과 사위 바람의종 2008.04.01 7918
276 가야와 가라홀 바람의종 2008.04.01 6995
275 직통생 바람의종 2008.03.31 7090
274 오누이 바람의종 2008.03.31 7874
273 명량·울돌목 바람의종 2008.03.30 6991
272 무궁화 바람의종 2008.03.30 5799
» 방조하다 바람의종 2008.03.30 7262
270 도라산역 바람의종 2008.03.29 5667
269 짝벗 일컫기 바람의종 2008.03.29 696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