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꽃방망이
방망이는 치거나 두드리는 데 쓰는 물건이어서 별로 좋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꽃방망이라고 하면 느낌이 확연히 달라진다. 예전에 아이들이 진달래, 싸리꽃 꽃가지를 여럿 꺾어 긴 막대기에 둥글게 묶어서 놀던 것을 꽃방망이라고 했는데, 어르신들이나 아는 추억속 놀잇감이다. 40대의 갤러그, 30대의 테트리스, 20대의 스타크래프트, 10대의 닌텐도 …. 50년 안쪽 사이에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확연히 바뀌었음을 실감한다.
‘자주꽃방망이’는 방망이 같이 쭉쭉 뻗은 단단한 줄기에 자주보라 꽃이 층층이 달려 있어 붙은 이름이다. 꽃이 활짝 피었을 때는 그야말로 꽃으로 만든 아름다운 방망이다. 백두산에서 피는 하얀 ‘흰자주꽃방망이’는 희면서 자줏빛이라니 모순된 이름이다. 그냥 ‘흰꽃방망이’로 부르는 것이 좋겠다.
화관이나 꽃방망이 등 자연 장식이야말로 최고의 꾸밈이지만,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꽃을 따서 꽂아두고,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냥 지켜본다고 한다. 우리에겐 아름다운 이름 ‘꽃방망이’지만, 먹을 힘도 없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쓴 책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김혜자)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5942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2479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7528 |
2754 | 장녀, 외딸, 고명딸 | 風文 | 2023.12.21 | 971 |
2753 | 장가들다 | 바람의종 | 2007.03.22 | 10279 |
2752 | 장 담그셨나요? | 바람의종 | 2008.04.14 | 7509 |
2751 | 잡동사니 | 바람의종 | 2007.03.22 | 9366 |
2750 | 잡담의 가치 | 風文 | 2021.09.03 | 592 |
2749 | 잠바 | 바람의종 | 2008.11.25 | 7505 |
2748 | 잔불 | 바람의종 | 2009.07.06 | 7708 |
2747 | 잔떨림 | 윤안젤로 | 2013.03.18 | 20667 |
2746 | 잔돌배기 | 바람의종 | 2008.07.19 | 6820 |
2745 | 작명(作名)유감 | 바람의종 | 2008.11.12 | 6574 |
2744 | 작렬하다와 작열하다 | 바람의종 | 2010.03.05 | 11413 |
2743 | 작렬, 작열 | 바람의종 | 2008.09.18 | 11707 |
2742 | 작다와 적다 | 바람의종 | 2010.07.21 | 12791 |
2741 | 작니?, 작으니? | 바람의종 | 2008.09.27 | 6610 |
2740 | 자화자찬 | 바람의종 | 2007.12.18 | 8592 |
2739 | 자치동갑 | 바람의종 | 2010.10.18 | 11063 |
2738 | 자처하다, 자청하다 | 바람의종 | 2012.12.04 | 26147 |
» | 자주꽃방망이 | 바람의종 | 2008.03.29 | 7856 |
2736 | 자정 | 바람의종 | 2007.08.14 | 7656 |
2735 | 자장면 곱빼기 | 바람의종 | 2008.05.29 | 7888 |
2734 | 자잘못을 가리다 | 바람의종 | 2012.12.11 | 25861 |
2733 | 자일, 아이젠 | 바람의종 | 2009.05.29 | 74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