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28 06:02

바쁘다

조회 수 5688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바쁘다

“배우가 먼저 웃으면서 관중에게 웃음을 강요하면 웃기도 바쁘거니와 웃는 경우에도 그것은 면구한 웃음으로밖에 될수 없다.”(조선말대사전)

‘바쁘다’는 남북이 같이 쓰는 말로 ‘겨를이 없다’ 혹은 ‘매우 급하다’, ‘어떤 일이 끝나자마자 곧’의 뜻이다. 보기에서 ‘바쁘다’는 ‘웃을 겨를이 없거나 웃기에는 급한 상황’이 아니라, ‘웃기에 그 상황이 매우 딱하다’는 뜻이다. 북녘에서는 ‘바쁘다’를 ‘힘에 부치거나 참기가 어렵다’는 뜻과 ‘매우 딱하다’란 뜻으로도 쓴다. “우리 아이는 공부를 안 해서 대학 가기 바쁩니다”라고 하면, ‘대학 가기 어렵다’는 뜻이다. “사흘 동안에는 좀 바쁘겠는데”라고 하면, ‘사흘 동안에는 좀 어렵다’는 뜻이다.

‘겨를이 없다’와 ‘어렵다’는 의미적 관련이 있다. ‘겨를’은 ‘시간적인 여유’를 뜻하고, ‘힘에 부치거나 참기가 어렵다’는 ‘능력의 여유나 인내심의 여유가 없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두 가지 뜻은 ‘여유가 없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어떤 일을 며칠 내에 하기 바쁘다’라고 하면 ‘며칠 내에 할 시간 여유나 능력의 여유가 없다’는 뜻도 되고, 그래서 ‘하기 어렵다’는 뜻도 된다. ‘대학 가기 바쁜 것’은 ‘대학 갈 시간의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니고 ‘대학 갈 실력의 여유가 없는 것’이다. ‘바쁘다’는 ‘여유가 없다’는 기본적인 뜻을 지니고, ‘-기(가) 바쁘게’의 꼴로 쓰여서 ‘곧’의 뜻을 나타내며, 북녘말에서 ‘매우 딱하다’의 뜻을 가진다고 하겠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787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35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9245
1984 까짓것, 고까짓것, 고까짓 바람의종 2010.05.13 9285
1983 하영 먹어마씀! 바람의종 2009.09.06 9284
1982 바람 바람의종 2012.08.20 9283
1981 딱총새 바람의종 2009.10.02 9282
1980 옷매무새, 옷매무시 바람의종 2008.09.25 9281
1979 % 포인트 바람의종 2012.06.11 9277
1978 손 없는 날 바람의종 2010.07.30 9270
1977 등용문 바람의종 2010.07.17 9263
1976 지역감정과 별명 바람의종 2010.03.08 9262
1975 고문과, 짬밥 바람의종 2009.09.01 9262
1974 -씩 바람의종 2010.01.23 9260
1973 점심 바람의종 2007.08.17 9260
1972 소설속 고장말 바람의종 2007.11.01 9259
1971 루즈 바람의종 2008.02.11 9258
1970 쑥밭이 되다 바람의종 2008.01.19 9250
1969 승전보를 울렸다 바람의종 2010.03.15 9249
1968 싸드락싸드락 묵소! 바람의종 2009.11.23 9247
1967 천둥벌거숭이 바람의종 2010.02.12 9243
1966 반죽이 좋다 바람의종 2008.01.10 9242
1965 책갈피 바람의종 2010.10.06 9241
1964 동백꽃 바람의종 2010.07.09 9240
1963 꿍치다 바람의종 2007.12.14 923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