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18 01:50

입뇌리·물퉁게

조회 수 10470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입뇌리·물퉁게

몸이 피곤하면 입술 주위에 물집이 생길 때가 있다. 이 물집을 ‘구순포진’(口脣疱疹)이라고 한다. 참 어려운 말인데, 바로 ‘입술 물집’이다. 한 낱말로 붙여서 쓸 수도 있겠으나 아직은 인정되지 않았다. 그런데 ‘입술 물집’에 해당되는 남녘말로 ‘입치리’, 북녘말로 ‘입뇌리·물퉁게’가 있다. ‘입술물집’은 두 낱말이 연결되어 한 낱말로 쓰기에 좀 이상하다면, 이들 말을 써 보면 어떨까?

‘입치리·입뇌리·물퉁게’의 원인은 ‘헤르페스 바이러스’로 알려졌다. ‘헤르페스’(herpes)라는 말은 라틴어에서 온 영어인데 ‘포진, 물집’을 뜻한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물집균’이라고 하겠다. ‘바이러스’는 워낙 익숙하기 때문에 ‘균’으로 바꾸기 곤란하다면, ‘물집 바이러스’라고 할 수도 있겠다. ‘물집균’은 치료된 뒤에도 감각 신경에 남아 있다가 몸의 면역 기능이 떨어지면 활동을 시작해 물집을 만든다고 한다.

입술 주변이 아닌 가슴이나 등에 물집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를 ‘대상포진’이라고 한다. ‘대상’(帶狀)은 ‘띠 모양’을 뜻한다. 그러니 ‘대상포진’은 ‘띠처럼 물집이 여럿 난 것’을 말한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지석묘’(支石墓)를 ‘고인돌’로 바꾸었는데, 고인돌이 ‘돌로 돌을 고였다’는 뜻으로 ‘고이다, 괴다’와 관계가 있다는 것만 알면, 욀 필요도 없고 이해하기 쉽다. 이렇게 익숙지 않은 말을 쉬운 말로 고쳐서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 익숙하지 않은 한자어와 외국어를 섞어서 씀으로써 얻는 이득이 적은 까닭이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103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754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2479
2314 설겆이, 설거지 / 애닯다, 애달프다 바람의종 2009.07.26 10223
2313 호치키스 바람의종 2010.03.06 10217
2312 넥타이는 매고,배낭은 멘다 바람의종 2010.03.02 10213
2311 늘리다와 늘이다 바람의종 2010.04.19 10213
2310 소강상태에 빠지다 바람의종 2010.05.29 10212
2309 내숭스럽다 風磬 2006.10.30 10210
2308 추켜세우다, 치켜세우다 바람의종 2009.06.29 10210
2307 알타이말 바람의종 2007.10.23 10203
2306 파랗네, 파레지다 바람의종 2009.04.03 10201
2305 풍비박산 바람의종 2007.12.23 10200
2304 방불하다 바람의종 2009.07.31 10200
2303 딴전 바람의종 2010.10.16 10198
2302 결초보은 바람의종 2007.10.27 10187
2301 단절, 두절 바람의종 2011.12.13 10187
2300 금일봉 바람의종 2007.06.06 10186
2299 기린 바람의종 2009.12.18 10184
2298 풍개 바람의종 2008.11.24 10165
2297 쉐보레 유감 바람의종 2011.10.25 10165
2296 억장이 무너지다 바람의종 2008.01.26 10162
2295 악머구리 끓듯 한다 바람의종 2008.01.22 10152
2294 시해 / 살해 바람의종 2012.03.27 10151
2293 한나절, 반나절, 한겻 바람의종 2008.11.23 1015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