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16 20:56

따발/따발총

조회 수 7724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따발/따발총

6월25일이다. 최근 남북관계가 많이 좋아졌고 교류도 활발하지만, 57년 전 이날을 생각하면 우리는 겨레의 아픔을 떠올리게 된다. 당시 ‘따발총’이 쓰였다. 따발총은 총알을 연속으로 발사할 수 있는 소련제 기관 단총이다.

따발총에서 ‘따발’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일부 남녘 사전에서는 따발총과 비슷한 말로 ‘다발총’(多發銃)을 들기도 하는데 ‘따발’과 ‘다발’(多發)은 관련이 없다. 따발총이 처음 실린 남녘 사전은 1961년 12월 발행된 〈국어 대사전〉(이희승 편)이다. 최신 낱말을 상당히 빨리 실었다는 점에서 대단한 일이라고 하겠다. 북녘 사전에서는 62년 10월 발행된 〈조선말 사전〉(5)에서 확인된다.

‘따발’은 ‘똬리, 또아리’의 함경도 방언이다. 따발총에는 총알을 길게 연결한 꾸러미를 넣을 수 있도록 둥글납작한 탄창이 달려 있는데, 그 모양이 ‘똬리, 또아리’와 닮았다고 해서 따발총이라는 별명을 붙인 것이다. 따발총이라는 말은 한걸음 더 나아가 ‘말을 빨리 하는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말하는 것을 입에서 말을 발사하는 것으로 보면, 그 속도가 빠르고 연속적이라는 점에서 따발총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똬리와 또아리는 ‘물동이와 같은 물건을 머리에 일 때, 머리에 얹는 물건’, ‘구렁이가 몸통을 둥글게 빙빙 틀어 놓은 모양’을 뜻한다. 현재 ‘똬리’는 표준어로, ‘또아리’는 비표준어로 치는데, 발음으로 잘 구별되지 않고 둘 다 널리 쓰인다는 점에서 재고할 여지가 있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546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205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6967
3194 혁신의 의미, 말과 폭력 風文 2022.06.20 1469
3193 도긴개긴 風文 2023.05.27 1471
3192 세로드립 風文 2021.10.15 1472
3191 이름 짓기, ‘쌔우다’ 風文 2022.10.24 1472
3190 아카시아 1, 2 風文 2020.05.31 1473
3189 주권자의 외침 風文 2022.01.13 1476
3188 “힘 빼”, 작은, 하찮은 風文 2022.10.26 1476
3187 식욕은 당기고, 얼굴은 땅기는 風文 2024.01.04 1478
3186 쌤, 일부러 틀린 말 風文 2022.07.01 1479
3185 무술과 글쓰기, 아버지의 글쓰기 風文 2022.09.29 1479
3184 올가을 첫눈 / 김치 風文 2020.05.20 1480
3183 살인 진드기 風文 2020.05.02 1481
3182 ‘~스런’ 風文 2023.12.29 1481
3181 영어 공용어화 風文 2022.05.12 1482
3180 ‘이’와 ‘히’ 風文 2023.05.26 1484
3179 가족 호칭 혁신, 일본식 외래어 風文 2022.06.26 1485
3178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중소기업 콤플렉스 風文 2022.01.13 1486
3177 공적인 말하기 風文 2021.12.01 1488
3176 인쇄된 기억, 하루아침에 風文 2022.08.12 1492
3175 통속어 활용법 風文 2022.01.28 1493
3174 ‘나이’라는 숫자, 친정 언어 風文 2022.07.07 1493
3173 1.25배속 듣기에 사라진 것들 風文 2023.04.18 149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