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16 02:00

삿갓봉과 관악산

조회 수 8055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삿갓봉과 관악산

삿갓처럼 생긴 봉우리는 보통 ‘삿갓봉’이라 불린다. 우리나라 갓은 신분을 나타내는 도구로 쓰였다. 신분이 높은 이는 ‘감투’를 썼으며, 별감이나 서리, 또는 광대들은 ‘초립’을 썼다. 또한 떠돌이는 ‘패랭이’를, 군졸들은 ‘전립’을 썼다. 경기 여주의 삿갓봉은 스님이나 유랑인들이 쓰는 넓은 모양의 삿갓을 닮은 봉우리다. 또한 경북 문경의 옛이름이 ‘관문현’(冠文縣)인데, ‘고사갈이’(高思曷伊)라고도 하였다.

갓의 유래를 성호 이익은 ‘고깔’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한 바 있다. 고깔은 뾰족함을 뜻하는 ‘곶’에 모자를 뜻하는 ‘갈’이 붙어 된 말로 알려졌다. 고깔은 불교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중에는 무당·풍물꾼·나장·급창들도 이를 썼다. 그런데 실학자 이덕무는 고깔과 갓은 전혀 다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고깔과 갓은 전혀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갓’은 단지 비를 피하고자 푸나무로 만든 도구였는데, 그것이 점점 높아지고 넓어져 여러 가지 형태로 변했다고 하였다.

이처럼 ‘갓’의 쓰임이 변하면서 땅이름에도 새 의미가 덧붙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관악산’이다. 풍수를 따르는 이들은 ‘관악산’에 ‘갓’이 들었으니, 그 기슭에 국립대학이 들어서고, 또 남쪽으로는 정부 청사가 설 수 있다는 말을 즐겨 한다. 그런데 이덕무는 “갓이 너무 크면 항우라도 짜부라지고, 갓이 망가지면 학자라도 망신스럽다”라고 말한다. 오늘날 벼슬아치·학자님들 두루 새겨들을 말일 듯하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91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151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6480
1852 별명 바람의종 2008.12.17 6529
1851 볏과 벼슬 바람의종 2011.11.17 11589
1850 병구완, 병구환, 병간호, 고수련 바람의종 2011.01.30 12522
1849 보게‘마씀’ 바람의종 2008.08.27 7139
1848 보도시 한 절(술) 뜨고 file 바람의종 2010.01.06 5501
1847 보도자료 바람의종 2008.05.06 4399
1846 보로미 바람의종 2008.12.18 7154
1845 보루 바람의종 2007.07.13 5653
1844 보모 바람의종 2007.07.13 7115
1843 보약 다리기 바람의종 2008.09.25 7940
1842 보어 바람의종 2010.02.21 9154
1841 보유고, 판매고, 수출고 바람의종 2010.10.14 8815
1840 보이콧 바람의종 2008.02.13 6210
1839 보전과 보존 바람의종 2010.11.25 17386
1838 보편적 호칭, 번역 정본 風文 2022.05.26 1488
1837 보필 바람의종 2007.07.14 7243
1836 복구 / 복원 바람의종 2012.07.02 7564
1835 복구, 복귀 바람의종 2009.09.23 9667
1834 복마전 바람의종 2007.07.14 6354
1833 복불복 바람의종 2007.07.16 8058
1832 복수 표준어 바람의종 2007.11.07 7239
1831 복실, 복슬, 북슬, 북실 바람의종 2010.04.19 971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