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10 12:36

사위질빵

조회 수 5526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사위질빵

풀꽃이름 중에 ‘며느리밥풀’이나 ‘며느리밑씻개’처럼 며느리가 들어간 이름은 제법 알려진 편이지만, ‘사위질빵’처럼 사위가 들어간 이름은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사위질빵’은 여름에 시골담장에서 탐스런 하얀 꽃이 피는 덩굴식물이다. 그런데 다른 덩굴들은 보통 굵고 질긴데, 이는 무척 약하고 툭툭 잘 끊어지는 덩굴이다. 한자말로는 ‘여위’(女萎), 북녘말로는 ‘질빵풀’이다.

‘사위질빵’은 사위가 가을걷이 등 처갓집 일을 도울 때 사위에게만 유난히 조금씩만 짐을 실어 지게질을 하게 한 장인 장모에게, 함께 일하던 사람들이 이 약한 덩굴로 질빵(지게끈)을 만들어도 끊어지지 않겠다고 투정 반 농담 반 놀렸다는 데서 나온 이름이다. 사위를 아끼는 정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사위질빵보다 꽃이 조금 더 큰 ‘할미질빵’도 있는데, 할머니가 멜 정도로 약한 덩굴이지만 사위질빵에 견줘 조금 더 굵고 질긴 것을 보면 논리적으로는 사위를 더 끔찍이 생각하는 것이 된다.

농사일을 할 때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보낸다’는 속담과 비교해 보면 전통 사회에서 며느리와 사위 대접이 너무 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함으로써 ‘가정의 달’ 완결편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며느리의 날’ ‘사위의 날’도 상상을 해 본다. 남의 집 귀한 아들딸을 데리고 왔음을 다시금 깨닫는 일도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사위질빵]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16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472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9602
2970 완강기 바람의종 2010.04.23 12482
2969 쑥맥, 쑥, 숙맥 바람의종 2010.07.23 12481
2968 글러브, 글로브 바람의종 2010.05.29 12472
2967 ‘빼또칼’과 ‘총대가정’ 바람의종 2010.06.08 12471
2966 통합키로, 참석키로 바람의종 2010.05.08 12470
2965 옴니암니 바람의종 2010.04.06 12467
2964 참 그놈 간풀구만! 바람의종 2010.04.10 12466
2963 ‘ㄱ’과 ‘ㅂ’ 뒤의 된소리 바람의종 2010.05.17 12464
2962 아귀다툼 바람의종 2007.05.16 12463
2961 호나우두(Ronaldo)와 호날두(Ronaldo) 바람의종 2010.02.28 12459
2960 써라와 쓰라 바람의종 2010.04.02 12457
2959 병구완, 병구환, 병간호, 고수련 바람의종 2011.01.30 12451
2958 일상어 몇 마디와 ‘-적’ 바람의종 2010.04.13 12446
2957 '같이'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23 12437
2956 고맙습니다 / 김지석 바람의종 2007.05.22 12424
2955 호분차 온나! file 바람의종 2010.03.26 12423
2954 오솜소리 나갔지비 바람의종 2010.03.16 12416
2953 언어의 가짓수 바람의종 2007.09.26 12410
2952 들르다/들리다, 거스르다/거슬리다, 구스르다/구슬리다 바람의종 2008.05.24 12398
2951 누리꾼,누리집,누리망 바람의종 2010.05.18 12389
2950 접두사 ‘새-’와 ‘샛-’ 바람의종 2010.04.10 12384
2949 코펠 바람의종 2010.03.03 1237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