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눈
서울에서 고양이 보기는 쥐 보기보다 훨씬 쉽다. 며칠 전에도 그 복잡한 코엑스몰 사철나무 속에서 노란 눈을 빛내고 있는 어미고양이와 새끼고양이들이 구경거리가 된 적이 있다. 도시에서 보는 고양이 눈이란! 캐츠(Cats)라는 뮤지컬도 과연 나올 만하다.
‘괭이눈’이라는 풀꽃은 고양이 눈처럼 생긴 샛노랗게 피는 꽃으로 말미암아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꽃이 진 다음 열매가 열고 두 갈래로 까만 씨방이 벌어진 모양이 고양이 눈처럼 보이기도 한다. 4월에서 6월 사이에 전국 곳곳의 숲속과 물가에 두루 나는 까닭에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찾아볼 수 있다. 산속에서 보는 괭이눈은 더욱 더 맑고 선명해서 지친 도시인에게 힘을 주는 듯하다.
‘애기괭이눈/ 흰괭이눈/ 바위괭이눈/ 가지괭이눈/ 오대산괭이눈 …’과 같이 종류도 많다.
특이한 점은 꽃이 작아서 날벌레가 보지 못할까 봐 꽃과 잎이 붙어나고, 꽃이 필 때 옆의 잎까지 노랗게 변하는 독특한 생존법을 지녔다. 그래서 큰 꽃처럼 눈에 띄어 벌레를 불러들여서 꽃가루받이가 끝나고 나면 잎은 조금씩 벌어지고 다시 초록색으로 돌아간다. 보호색도 있지만, 위장색(?)도 있는 자연의 섭리가 놀라울 뿐이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라고 한 이장희의 ‘봄은 고양이로소이다’를 떠올리며, 일찍 더위를 몰고온 올해 봄이 고양의 눈에 미친 불길을 남겼는지 생각해 본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괭이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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