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01 15:17

밑과 아래

조회 수 7638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밑과 아래

“요즘처럼 ‘위’에 물이 맑아야 ‘아래’ 물이 맑다는 속담이 절실한 때가 없었다.”
“문갑 ‘위’에만 대충 찾지 말고 ‘밑’에까지 샅샅이 잘 찾아봐.”

보다시피 ‘아래’도 ‘위’와 짝하여 맞서고, ‘밑’도 ‘위’와 짝하여 맞선다. 그래서 ‘밑’과 ‘아래’가 서로 어떻게 다른 낱말인지도 그만큼 가늠하기 어렵고, ‘위’는 ‘밑’과 맞서는 뜻도 지니고 ‘아래’와 맞서는 뜻도 지녀서 뜻넓이가 갑절로 넓은 줄도 알겠다.

‘밑’은 부피가 있는 무엇이 놓이는 자리에 닿는 데를 뜻한다. “저 녀석은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 하며 아이를 놀릴 적의 ‘다리 밑’도 물을 건너는 다리 밑이 아니라 그 애 어머니의 다리 밑을 말하므로 앉으면 바로 몸이 놓이는 자리에 닿는다. 우리 옷은 바짓가랑이가 갈라지는 곳에 ‘긴밑’과 ‘고깔밑’을 대는데 그런 밑도 입고 앉으면 엉덩이가 놓이는 자리에 닿는다. 이처럼 ‘밑’은 ‘위’라는 맞선 말이 없이도 홀로 잘 쓰일 수 있다.

‘아래’는 부피가 있는 것이거나 아니거나를 가리지 않고, 어떤 잣대로 마음에 가로 금을 그어놓고 금에서 낮은 쪽(방향)을 뜻한다. 그리고 그 금에서 높은 쪽은 물론 ‘위’다. 그러니까 ‘아래’와 ‘위’는 반드시 서로 짝하여 쓰이면서 마음에 그어놓은 금을 잣대로 서로 거꾸로 가는 쪽을 뜻한다. 이때 ‘위’는 높은 하늘 쪽을 차지하고 ‘아래’는 낮은 땅 쪽을 차지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736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396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8825
1456 승냥이 file 바람의종 2010.01.11 10819
1455 부릅뜨다 file 바람의종 2010.01.11 8824
1454 오고셍이 돌려줬수왕! file 바람의종 2010.01.11 7383
1453 긴장하다와 식반찬 바람의종 2010.01.11 9060
1452 트랜스 바람의종 2010.01.11 11155
1451 박빙, 살얼음 바람의종 2010.01.11 10952
1450 몸알리 바람의종 2010.01.14 7899
1449 안 본 지 바람의종 2010.01.14 7543
1448 대체나 그렇네 잉! 바람의종 2010.01.14 7981
1447 기록은 ‘경신’,계약은 ‘갱신’ 바람의종 2010.01.14 11053
1446 ‘붇다’와 ‘붓다’의 활용 바람의종 2010.01.14 11891
1445 부득이하게? ‘부득이’면 족하다 바람의종 2010.01.14 17512
1444 응큼, 엉큼, 앙큼 바람의종 2010.01.14 14026
1443 발음상의 특징 바람의종 2010.01.15 8123
1442 딤섬 바람의종 2010.01.15 8596
1441 개밥바라기 바람의종 2010.01.15 8273
1440 파열음 바람의종 2010.01.15 10216
1439 냄비, 남비 바람의종 2010.01.15 13449
1438 그저, 거저 바람의종 2010.01.15 7915
1437 말 비틀기(1) 바람의종 2010.01.18 9732
1436 거진 다 왔소! file 바람의종 2010.01.18 9753
1435 북한의 국화는 목란꽃 바람의종 2010.01.18 1410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