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01 15:17

밑과 아래

조회 수 7343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밑과 아래

“요즘처럼 ‘위’에 물이 맑아야 ‘아래’ 물이 맑다는 속담이 절실한 때가 없었다.”
“문갑 ‘위’에만 대충 찾지 말고 ‘밑’에까지 샅샅이 잘 찾아봐.”

보다시피 ‘아래’도 ‘위’와 짝하여 맞서고, ‘밑’도 ‘위’와 짝하여 맞선다. 그래서 ‘밑’과 ‘아래’가 서로 어떻게 다른 낱말인지도 그만큼 가늠하기 어렵고, ‘위’는 ‘밑’과 맞서는 뜻도 지니고 ‘아래’와 맞서는 뜻도 지녀서 뜻넓이가 갑절로 넓은 줄도 알겠다.

‘밑’은 부피가 있는 무엇이 놓이는 자리에 닿는 데를 뜻한다. “저 녀석은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 하며 아이를 놀릴 적의 ‘다리 밑’도 물을 건너는 다리 밑이 아니라 그 애 어머니의 다리 밑을 말하므로 앉으면 바로 몸이 놓이는 자리에 닿는다. 우리 옷은 바짓가랑이가 갈라지는 곳에 ‘긴밑’과 ‘고깔밑’을 대는데 그런 밑도 입고 앉으면 엉덩이가 놓이는 자리에 닿는다. 이처럼 ‘밑’은 ‘위’라는 맞선 말이 없이도 홀로 잘 쓰일 수 있다.

‘아래’는 부피가 있는 것이거나 아니거나를 가리지 않고, 어떤 잣대로 마음에 가로 금을 그어놓고 금에서 낮은 쪽(방향)을 뜻한다. 그리고 그 금에서 높은 쪽은 물론 ‘위’다. 그러니까 ‘아래’와 ‘위’는 반드시 서로 짝하여 쓰이면서 마음에 그어놓은 금을 잣대로 서로 거꾸로 가는 쪽을 뜻한다. 이때 ‘위’는 높은 하늘 쪽을 차지하고 ‘아래’는 낮은 땅 쪽을 차지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21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477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9672
3211 ‘통장을 부르다’와 ‘시끄럽다’ 바람의종 2010.04.30 12095
3210 ‘파바’와 ‘롯리’ 風文 2023.06.16 816
3209 ‘팜므파말’ 바람의종 2011.12.22 13280
3208 ‘평어’를 쓰기로 함, 심심하다 風文 2022.11.23 1431
3207 ‘폭팔’과 ‘망말’ 風文 2024.01.04 800
3206 ‘하므로’와 ‘함으로’ 바람의종 2009.12.04 9411
3205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람의종 2008.03.16 5420
3204 “김” 風文 2023.03.06 1224
3203 “돈이 남으십니다” 바람의종 2010.10.11 6441
3202 “영수증 받으실게요” 風文 2024.01.16 928
3201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風文 2023.12.30 682
3200 “자식들, 꽃들아, 미안하다, 보고 싶다, 사랑한다, 부디 잘 가라” 風文 2022.12.02 1063
3199 “힘 빼”, 작은, 하찮은 風文 2022.10.26 973
3198 ○○노조 風文 2022.12.26 931
3197 ㄹ는지 바람의종 2010.03.07 8861
3196 ㅂ불규칙 활용 바람의종 2010.04.23 11539
3195 美國 - 米國 / 3M 風文 2020.06.08 1456
3194 良衣·거리쇠 바람의종 2008.06.27 7161
3193 鬱陶項(울돌목) / 공짜 언어 風文 2020.07.05 1930
3192 龜의 독음 바람의종 2012.11.05 8530
3191 가 삘다 file 바람의종 2009.07.22 565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