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22 20:45

누겁다/ 서겁다

조회 수 6973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누겁다/ 서겁다

‘누겁다’는 ‘눅눅한 느낌이 있다’는 뜻이고, ‘서겁다’는 ‘섭섭한 느낌이 있다’는 뜻이다.

“장마철이여서인지 방안이 누거웠다.”(조선말대사전) “오뉴월 겨불도 쬐다나면 서겁다, 짚불도 쬐다나면 서겁다.(우리말글쓰기 연관어대사전)

‘누겁다’와 ‘서겁다’는 ‘눅눅하다’와 ‘섭섭하다’에서 왔다. ‘눅눅하다’에서 ‘눅-’을 취하고, ‘어떤 느낌이 있다’는 뜻을 더하는 ‘-겁’을 결합한 것이다. ‘섭섭하다’도 마찬가지다. ‘눅겁다’에서 ‘누겁다’로, ‘섭겁다’에서 ‘서겁다’로 변한 것은 소리를 쉽게 내고자 함인 것으로 보인다. 남북이 같이 쓰는 ‘차갑다/ 헐겁다’를 보면 보통 ‘차다/ 헐다’처럼 한 음절의 형용사에 ‘-겁’이 결합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누겁다/ 서겁다’는 두 음절 형용사의 음절 하나만 취했다. 또 ‘누겁다/ 서겁다’는 남녘의 사전은 물론, 방언에서도 확인되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누겁다/ 서겁다’는 북녘에서 만든 말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겁’이 형용사 어간에 결합되고, 하나의 음절에만 결합된다는 규칙을 찾을 수 있고, 그 규칙에 맞게 말을 만들었다는 점과 이 말의 뜻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다는 점에서 볼 때 잘 만든 말로 여겨진다.

같은 방식으로 ‘~겁다’붙이 형용사를 만들어 볼 수도 있겠다. ‘분분하다’에서 ‘분겁하다’를 만들고 ‘(의견이) 분분한 듯하다’는 뜻으로 쓰고, ‘딱딱하다’에서 ‘딱갑다’를 만들고 ‘딱딱한 느낌이 있다’의 뜻으로 쓸 수도 있겠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734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382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8824
2728 원추리 바람의종 2008.02.19 6046
2727 호스테스 바람의종 2008.02.20 11348
2726 히로뽕 바람의종 2008.02.20 12691
2725 X세대 바람의종 2008.02.20 8316
2724 엄리대수와 아시 바람의종 2008.02.20 8060
2723 아메리카 토박이말 바람의종 2008.02.20 7807
2722 쓰겁다 바람의종 2008.02.20 10907
2721 개나발 바람의종 2008.02.21 10157
2720 개떡같다 바람의종 2008.02.21 10725
2719 슬기와 설미 바람의종 2008.02.21 8436
2718 애기똥풀 바람의종 2008.02.21 5913
2717 개털 바람의종 2008.02.22 6687
2716 넨장맞을 바람의종 2008.02.22 8703
2715 노가리 까다 바람의종 2008.02.22 13359
2714 큰 바위 바람의종 2008.02.22 7560
2713 오스트로네시아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22 8156
» 누겁다/ 서겁다 바람의종 2008.02.22 6973
2711 되놈 바람의종 2008.02.23 9191
2710 땡잡다 바람의종 2008.02.23 6797
2709 말짱 황이다 바람의종 2008.02.23 10345
2708 뜰과 마당 바람의종 2008.02.23 7346
2707 꽃다지 바람의종 2008.02.23 764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