퉁구스 말겨레
시베리아의 겨울, 지난 겨울은 무려 영하 40도까지 내려갔다. 그 추운 시베리아에는 넓디넓은 땅만큼이나 여러 겨레가 살고 있으며, 아울러 러시아말과 중국말 사이사이에 여러 언어들이 쓰이고 있다. 그 가운데는 퉁구스 말겨레가 이곳저곳 흩어져 쓰인다. 퉁구스라 하면 우리에게는 만주-퉁구스라는 용어로 잘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말로 어웡키말을 들 수 있다. 러시아 지역 어웡키말은 서쪽으로는 시베리아 예니세이강에서부터 동쪽으로는 오호츠크 해안 지역과 캄차카반도, 그리고 사할린섬에 이르기까지 분포한다. 그러나 넓은 분포 지역에 견줘 이 말을 쓰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여 사라질 위기에 놓인 언어로 분류된다. 현재 어웡키말로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러시아에 만 명쯤, 중국에 천 명쯤 있을 뿐이다. 이 말이 급속도로 러시아말과 중국말로 대체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어웡키말 문법은 우리말 문법과 꽤 비슷하다. 그러나 우리말에는 ‘이/가’처럼 주격조사가 있지만, 어웡키말에는 주격조사가 따로 없다. 그리고 추운 지역이다 보니 눈을 가리키는 낱말이 30가지나 되며, 사슴과 관련된 낱말은 무려 500가지 이상이 되어 자연과 생활이 말 속에 깊이 스며 있음을 볼 수 있다.
시베리아 동북쪽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는 어원말도 있고, 그 밖에 나나이·오로촌·우디허 등이 있지만, 모두 사라질 위기에 놓인 안타까운 언어들이다. 그리고 넓게는 만주말·시버말도 이에 든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4762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138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6305 |
3260 | 세계어 배우기 | 風文 | 2022.05.11 | 1352 |
3259 | 붓다 / 붇다 | 風文 | 2023.11.15 | 1352 |
3258 | 구경꾼의 말 | 風文 | 2022.12.19 | 1353 |
3257 | 공공언어의 주인, 언어학자는 빠져! | 風文 | 2022.07.27 | 1354 |
3256 | 귀 잡수시다? | 風文 | 2023.11.11 | 1356 |
3255 | 순직 | 風文 | 2022.02.01 | 1357 |
3254 | 한 두름, 한 손 | 風文 | 2024.01.02 | 1359 |
3253 | ‘다음 소희’에 숨은 문법 | 風文 | 2023.02.27 | 1360 |
3252 | '밖에'의 띄어쓰기 | 風文 | 2023.11.22 | 1360 |
3251 | 선정-지정 / 얼룩빼기 황소 | 風文 | 2020.05.15 | 1361 |
3250 | '-시키다’ | 風文 | 2023.12.22 | 1362 |
3249 | 몸으로 재다, 윙크와 무시 | 風文 | 2022.11.09 | 1364 |
3248 | 말의 적 / 화무십일홍 | 風文 | 2023.10.09 | 1364 |
3247 | ‘가오’와 ‘간지’ | 風文 | 2023.11.20 | 1364 |
3246 | '김'의 예언 | 風文 | 2023.04.13 | 1366 |
3245 | 김 여사 | 風文 | 2023.05.31 | 1367 |
3244 | 기역 대신 ‘기윽’은 어떨까, 가르치기도 편한데 | 風文 | 2023.11.14 | 1369 |
3243 | 깻잎 / 기림비 1 | 風文 | 2020.06.01 | 1370 |
3242 | 언어적 적폐 | 風文 | 2022.02.08 | 1372 |
3241 | 반동과 리액션 | 風文 | 2023.11.25 | 1372 |
3240 | ‘맞다’와 ‘맞는다’, 이름 바꾸기 | 風文 | 2022.09.11 | 1373 |
3239 | 대통령과 책방 | 風文 | 2023.05.12 | 13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