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15 16:12

서낭

조회 수 7230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서낭

‘서낭’은 사람한테로 와서 사람과 더불어 지내면서 사람이 도움을 청하면 슬프고 괴로운 삶을 어루만져 기쁘고 즐거운 삶으로 바꾸어주는 하느님의 심부름꾼이다. 아직도 온 나라 곳곳에 지난날 삶의 자취가 남은 마을에는 서낭의 자취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우리 고향에도 여태 당산이 있는데 거기에는 새마을운동이 일어나 베어질 때까지 아름드리 당나무가 한 해 내내 왼새끼를 발목에 두르고 서 있었고, 당나무 곁에는 일제가 마지막 발악을 하며 헐어서 불태우던 날까지 당집이 있었다. 당집은 서낭이 와서 머무는 집이라 ‘서낭당’이 본디 이름이고, 당나무는 서낭이 하늘과 땅으로 오르내리도록 사다리 노릇을 하는 거룩한 나무며, 당산은 서낭당과 당나무를 싸잡아 서낭이 노니는 거룩한 터전이었다.

서낭을 서낭당 바깥으로 모셔 내려면 머무를 자리를 갖춰야 하는데, 그것이 다름 아닌 ‘서낭대’다. 정월 초나흘부터 보름까지 마을에 지신밟기가 벌어지면 풍물패 맨 앞에는 언제나 서낭이 내린 서낭대가 앞장서서 이끌었다. 초나흘 새벽 그해 당산을 맡은 산주를 앞세운 풍물패가 서낭당에 가서 내림굿을 벌여 서낭을 내려 모신 서낭대를 마을로 데려온다. 그리고 보름날 저녁에 달집을 태우고 마무리 파지굿을 치고 나면 다시 서낭당으로 데려가 서낭은 방안 제단에 모시고 장대만 추녀 밑에 걸어두는 것이었다. 글자에 매달린 사람들은 아직도 이런 서낭을 중국 ‘성황’(城隍)이 들어온 것이라 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네 서낭이 중국으로 건너간 것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53936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15502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10Apr
    by 바람의종
    2010/04/10 by 바람의종
    Views 10000 

    생때, 생떼

  5. No Image 09Mar
    by 바람의종
    2010/03/09 by 바람의종
    Views 12601 

    생때같다

  6. No Image 23Jan
    by 바람의종
    2010/01/23 by 바람의종
    Views 9608 

    생략되는 주격조사

  7. No Image 05Apr
    by 바람의종
    2008/04/05 by 바람의종
    Views 10498 

    생물·화학무기

  8. No Image 03Nov
    by 바람의종
    2008/11/03 by 바람의종
    Views 6622 

    생사여탈권

  9. No Image 15May
    by 바람의종
    2012/05/15 by 바람의종
    Views 8295 

    생살, 살생

  10. No Image 16Nov
    by 바람의종
    2010/11/16 by 바람의종
    Views 11316 

    생선, 생파

  11. No Image 12Jul
    by 바람의종
    2008/07/12 by 바람의종
    Views 7961 

    생잡이·생둥이

  12. No Image 13Apr
    by 바람의종
    2009/04/13 by 바람의종
    Views 7038 

    샹재

  13. No Image 08May
    by 風文
    2024/05/08 by 風文
    Views 788 

    서거, 별세, 타계

  14. 서나서나 허소!

  15. No Image 15Feb
    by 바람의종
    2008/02/15 by 바람의종
    Views 7230 

    서낭

  16. No Image 29Dec
    by 風磬
    2006/12/29 by 風磬
    Views 7966 

    서낭당

  17. No Image 30Mar
    by 바람의종
    2009/03/30 by 바람의종
    Views 5757 

    서로

  18. No Image 01Apr
    by 바람의종
    2008/04/01 by 바람의종
    Views 8019 

    서방과 사위

  19. No Image 12May
    by 바람의종
    2007/05/12 by 바람의종
    Views 8566 

    서방님

  20. No Image 12Dec
    by 바람의종
    2008/12/12 by 바람의종
    Views 11261 

    서슴치 않고 / 통털어

  21. No Image 30Nov
    by 바람의종
    2012/11/30 by 바람의종
    Views 21006 

    서식지, 군락지, 군집, 자생지

  22. No Image 12Jan
    by 바람의종
    2008/01/12 by 바람의종
    Views 6515 

    서울

  23. No Image 19Jan
    by 風磬
    2007/01/19 by 風磬
    Views 7461 

    서울

  24. No Image 08Sep
    by 바람의종
    2010/09/08 by 바람의종
    Views 11728 

    서툴러와 서툴어

  25. No Image 03Apr
    by 바람의종
    2008/04/03 by 바람의종
    Views 6652 

    선과 청혼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