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14 14:17

두만강과 여진어

조회 수 8644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두만강과 여진어

언어 접촉은 땅이름에도 그 흔적을 남긴다. 일본의 ‘고마현’이 백제의 ‘웅진’과 관련이 있듯이, ‘두만강’도 여진어의 잔재임은 널리 알려져 있다.〈용비어천가〉에는 ‘두만강’을 풀이하면서, “여진의 속어로 만(萬)을 두만(豆漫)이라 부른다”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여진어 모습을 담고 있는 땅이름은 꽤 여러 가지다. 이기문 교수는 〈세종실록지리지〉를 고찰하면서, 함북 종성의 유래를 살핀 바 있다. 지리지 기록에 “호인(여진)들은 종을 일컬어 동건(童巾)이라 했는데, 부내에 동건산이 있어 그로부터 종성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했다. 또한 “동건산은 종성부 북쪽에 있는데, 종을 엎어놓은 형상으로 그 위에는 돌로 쌓은 성이 있고, 성안에는 연못이 있다”고 풀이했다.

‘동건’은 때로 ‘동관’(潼關)으로 적을 때도 있는데, 여진어로는 ‘퉁건’이다. 그런데 ‘퉁건’은 본디 ‘북’을 뜻하는 말이었다. 이에 해당하는 우리말은 ‘쇠붑’이다. 곧 ‘북’을 뜻하는 ‘동건’이 ‘종’으로 옮겨지면서 ‘종성’이라는 땅이름을 남겼는데, 이는 ‘북’과 ‘종’을 뒤섞어 쓰는 풍습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밖에 여진어의 땅이름으로 경성의 다른 이름인 ‘우롱이’ 또는 ‘목랑고’, 마천령의 옛날 이름인 ‘이판대령’ 등도 있다. 야인이 ‘소’를 ‘이판’이라 불렀다는 기록이나 여진어에서 ‘거울’을 뜻하는 ‘무러구’란 말이 있었던 것을 보면, 비록 겨레는 흩어지고 문화는 흐려졌을지라도 언어의 흔적은 끊임없이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83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142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6376
1104 뒤처지다 / 뒤쳐지다 바람의종 2012.03.27 13254
1103 뒤처리 / 뒷처리 바람의종 2008.06.07 20404
1102 뒤죽박죽, 말썽꾼, 턱스크 風文 2022.08.23 1295
1101 뒤웅스럽다 風磬 2006.11.16 7544
1100 둥글레 바람의종 2008.05.10 7511
1099 둥개다 바람의종 2010.03.12 11840
1098 둔지말 당두둑 바람의종 2008.07.10 7322
1097 두사부일체 (일체/일절) 바람의종 2008.04.23 7757
1096 두문불출 바람의종 2007.11.01 8866
» 두만강과 여진어 바람의종 2008.02.14 8644
1094 두리뭉실 바람의종 2008.11.29 10470
1093 두루치기 바람의종 2009.05.25 11351
1092 두루미 바람의종 2009.03.04 6461
1091 두루뭉수리 風磬 2006.11.16 7828
1090 두루 흐린 온누리 바람의종 2013.01.04 21066
1089 두런·가라치 바람의종 2008.07.06 7251
1088 두더지 바람의종 2008.12.15 6406
1087 두껍다, 두텁다 바람의종 2010.08.19 12109
1086 두꺼운 다리, 얇은 허리 風文 2023.05.24 1417
1085 두꺼비 바람의종 2009.09.06 6123
1084 된장녀 바람의종 2007.12.24 6894
1083 된장녀 바람의종 2010.07.20 923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