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10 09:21

부처손

조회 수 8727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부처손

늘푸른 식물이라도 겨울에는 비실비실하다가 봄이 되고 물이 올라야 비로소 진정으로 푸르게 된다. 마른 바위에 붙어서 사는 ‘부처손’은 겨울에는 잎이 둥글게 오그라들어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봄이 되면 새파랗게 살아난다. 그래서 만년초, 불사초, 장생불사초, 회양초(回陽草) 등으로 부르기도 하고, 잎이 붙은 모양이 주먹을 쥔 것 같고 잣나무잎 같다고 ‘권백’(卷柏)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부처손’은 생김새로 말미암아 붙은 이름인데, 사람 손바닥 모양이 아니라 여러 갈래로 펼쳐져 있다. 부처의 손은 천이나 되어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진다고 한 것에서 이름을 딴 듯한데, 잎을 살짝 들어 오무린 모습은 우리 손을 다정하게 잡아줄 듯하다. 아닌 게 아니라 부처손에는 정신 안정제 성분인 히스피드린이 들어 있고, 힘이 없을 때 달여 먹으면 기운이 나고, 암을 다스리는 효험도 뛰어나다고 한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풀꽃이름인 ‘불상화/ 승두화/ 탑꽃’들에는 불교문화가, 서양의 풀꽃이름인 ‘요셉의 코트(Joseph's coat)/ 부활절 백합(easter lily)’들에는 기독교 문화가 깃들어 있다. 같은 식물이라도 ‘염주나무’의 영어이름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인물 ‘욥의 눈물’(Job's tear)이다. 꽃받침통이 골무를 닮은 ‘골무꽃’은 영어로는 ‘스컬캡’(skullcap)인데, 이는 천주교 신부들이 쓰는 모자의 모양과 비슷하여 붙은 이름이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부처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53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014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142
2798 넥타 바람의종 2008.02.03 8976
2797 노다지 바람의종 2008.02.03 6810
2796 물과 땅이름 바람의종 2008.02.03 8089
2795 라틴말의 후예 바람의종 2008.02.03 6997
2794 가닥덕대 바람의종 2008.02.03 7509
2793 다크호스 바람의종 2008.02.04 10005
2792 단도리 바람의종 2008.02.04 16066
2791 담배 한 보루 바람의종 2008.02.04 11378
2790 마개와 뚜껑 바람의종 2008.02.04 8279
2789 노루귀 바람의종 2008.02.04 6640
2788 도꼬리 바람의종 2008.02.05 13792
2787 도로아미타불 바람의종 2008.02.05 8123
2786 돈까스 바람의종 2008.02.05 8837
2785 게르만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05 8574
2784 돌서덕 바람의종 2008.02.05 9602
2783 이랑과 고랑 바람의종 2008.02.05 7360
2782 뗑깡 바람의종 2008.02.10 6620
2781 로비 바람의종 2008.02.10 7371
» 부처손 바람의종 2008.02.10 8727
2779 ‘모라’와 마을 바람의종 2008.02.10 8019
2778 우랄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10 8892
2777 루즈 바람의종 2008.02.11 926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