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02 02:58

괴다와 사랑하다

조회 수 9900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괴다와 사랑하다

‘사랑하다’는 말보다 더 좋은 낱말은 없다.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들으면 사람이나 짐승이나 벌레나 푸나무까지도 힘이 솟아나고 삶이 바로잡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랑하는 것이 그만큼 목숨의 바탕이기에 참으로 사랑하면 죽어도 죽음을 뛰어넘어 길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여러 사람들이 삶으로 보여주었다. 세상 모든 사람의 말꽃이나 삶꽃이 예나 이제나 사랑에서 맴돌고, 뛰어난 스승들의 가르침이 하나같이 서로 사랑하라고 부채질하는 까닭이 거기 있다.

‘사랑하다’와 비슷한 말에 ‘괴다’와 ‘귀여워하다’와 ‘좋아하다’가 있다. ‘귀여워하다’는 높은 데서 낮은 데로만 내려주는 마음이고, 내려주는 것으로 끝나기에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아무 거리낌이 없다. ‘좋아하다’는 높낮이 없는 자리에서 서로 주고받는 마음인데, 맞장구치며 주고받을 수 없으면 마음을 다칠 수도 있다. ‘사랑하다’는 본디 높낮이 없는 자리에서 서로 주고받으며 맞장구치지 못하면 마음을 다치는 것에서 좋아하다와 다를 바가 없으나, 좋아하는 것이 마음의 가장자리인 느낌과 생각에 머무는 것과는 달리 사랑하는 것은 몸과 마음과 얼까지 송두리째 주고받는 것이라 그 깊이에서 아주 다르다. ‘괴다’는 높낮이가 서로 다른 자리에서 귀여워하듯이 내려주기만 하는 마음이 아니라 사랑하듯이 주고받는 것이다. 어버이와 아들딸, 스승과 제자, 서낭과 사람 사이에서 서로 마음을 온전히 주고받는 것이지만 요즘에는 ‘사랑하다’에 모두 빼앗기고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58167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19678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1Feb
    by 바람의종
    2010/02/21 by 바람의종
    Views 9732 

    ‘첫날밤이요’

  5. No Image 25Nov
    by 바람의종
    2011/11/25 by 바람의종
    Views 9730 

    사회 지도층

  6. No Image 19Apr
    by 바람의종
    2010/04/19 by 바람의종
    Views 9727 

    복실, 복슬, 북슬, 북실

  7. No Image 12Jun
    by 바람의종
    2008/06/12 by 바람의종
    Views 9725 

    '돋구다'와 '돋우다'

  8. No Image 07Jan
    by 바람의종
    2008/01/07 by 바람의종
    Views 9723 

    먹통 같다

  9. No Image 20Jan
    by 바람의종
    2010/01/20 by 바람의종
    Views 9723 

    천만에 말씀

  10. No Image 13Mar
    by 바람의종
    2010/03/13 by 바람의종
    Views 9723 

    먼지털이, 재털이

  11. No Image 27Apr
    by 바람의종
    2007/04/27 by 바람의종
    Views 9720 

    홀몸

  12. No Image 15Aug
    by 바람의종
    2010/08/15 by 바람의종
    Views 9718 

    걸리적거리다

  13. No Image 07Sep
    by 바람의종
    2008/09/07 by 바람의종
    Views 9717 

    껌과 고무

  14. No Image 31May
    by 바람의종
    2008/05/31 by 바람의종
    Views 9714 

    임산부/임신부, 홑몸/홀몸

  15. No Image 29Nov
    by 바람의종
    2009/11/29 by 바람의종
    Views 9713 

    싸목싸목 허소!

  16. No Image 19Jul
    by 바람의종
    2010/07/19 by 바람의종
    Views 9711 

    ‘-다랗다’

  17. No Image 18Feb
    by 바람의종
    2008/02/18 by 바람의종
    Views 9711 

    유토피아

  18. No Image 06Aug
    by 바람의종
    2010/08/06 by 바람의종
    Views 9710 

    밧다리, 밭다리, 받다리

  19. No Image 07May
    by 바람의종
    2007/05/07 by 바람의종
    Views 9709 

    기특하다

  20. No Image 02Feb
    by 바람의종
    2009/02/02 by 바람의종
    Views 9703 

    ~마라 / ~말라

  21. No Image 14Mar
    by 바람의종
    2010/03/14 by 바람의종
    Views 9699 

    못쓸 짓

  22. No Image 17Dec
    by 바람의종
    2008/12/17 by 바람의종
    Views 9695 

    뀌띰, 괜시레

  23. No Image 23Sep
    by 바람의종
    2009/09/23 by 바람의종
    Views 9692 

    복구, 복귀

  24. No Image 30Dec
    by 바람의종
    2007/12/30 by 바람의종
    Views 9691 

    녹초가 되다

  25. No Image 19Aug
    by 바람의종
    2010/08/19 by 바람의종
    Views 9688 

    엉덩이와 궁둥이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 157 Next
/ 157